美 금리와 달러화로 본 테이퍼링 경우의 수

머니투데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2013.1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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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금년 마지막 FOMC를 앞두고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Tapering)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지만 FOMC 결과를 누구도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각종 서베이 결과를 보더라도 Tapering 실시는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실시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갈라져 있다. 즉 Tapering 조기 실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12월보다는 내년 3월 실시를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융시장 역시 어느 한쪽에 베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딜레마 국면에 있다. 미국 주가는 일부 Tapering 리스크를 선반영하고 있지만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FOMC 결과를 확인하기 이전까지 현재의 금융시장 관망모드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

그러나 FOMC 이후 전개될 미국 금리와 달러화 흐름은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금리, 달러화로 예상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시나리오는 12월 FOMC 이후 미국 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다.



미국 금리와 달러화의 동반 상승은 Tapering 리스크 확산, 즉 Tapering 즉각 실시 혹은 1월 실시에 강한 시그널을 던져주는 경우일 수밖에 없어 글로벌 주식시장의 조정 흐름은 지속될 것이다.

특히 미국보다는 이머징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8월 Tapering 리스크로 충격을 받았던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이미 전고점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 시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수도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엔/달러 환율이 105엔 이상 수준에 안착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국내 주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호주달러가 전저점 수준까지 하락해 있음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역으로 미국 금리 하락과 달러화 약세 전환이 나타나는 경우다. 이 경우는 조기 Tapering 리스크가 해소됨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주식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단기 랠리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엔화 약세 현상이 단기적으로 주춤, 즉 일시적 엔화 강세로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재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경우의 수는 미국 금리와 달러화 흐름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이다. 아마도 이 경우는 1월 Tapering 실시 여부를 둘러싸고 금융시장 의견이 상충되는 상황일 것이다. Tapering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글로벌 주식시장 역시 답답한 행보를 유지할 공산이 높다.



Tapering 실시에 따른 부작용, 즉 금리 상승 혹은 유동성 축소를 완충하기 위한 보완책이 마련될지 여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미 연준내에서는 검토되고 있는 약 2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은행들의 초과지금에 대한 이자율(지분부리) 인하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요약하면 앞서 언급한 경우의 수 이외에도 12월 FOMC 이후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FOMC 이후 일차적으로 미국 금리와 달러화 방향성이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혹은 추가 조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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