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각종 서베이 결과를 보더라도 Tapering 실시는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실시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갈라져 있다. 즉 Tapering 조기 실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12월보다는 내년 3월 실시를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FOMC 이후 전개될 미국 금리와 달러화 흐름은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금리, 달러화로 예상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시나리오는 12월 FOMC 이후 미국 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다.
특히 미국보다는 이머징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8월 Tapering 리스크로 충격을 받았던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이미 전고점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 시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수도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엔/달러 환율이 105엔 이상 수준에 안착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국내 주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호주달러가 전저점 수준까지 하락해 있음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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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나리오는 역으로 미국 금리 하락과 달러화 약세 전환이 나타나는 경우다. 이 경우는 조기 Tapering 리스크가 해소됨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주식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단기 랠리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엔화 약세 현상이 단기적으로 주춤, 즉 일시적 엔화 강세로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재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경우의 수는 미국 금리와 달러화 흐름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이다. 아마도 이 경우는 1월 Tapering 실시 여부를 둘러싸고 금융시장 의견이 상충되는 상황일 것이다. Tapering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글로벌 주식시장 역시 답답한 행보를 유지할 공산이 높다.
Tapering 실시에 따른 부작용, 즉 금리 상승 혹은 유동성 축소를 완충하기 위한 보완책이 마련될지 여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미 연준내에서는 검토되고 있는 약 2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은행들의 초과지금에 대한 이자율(지분부리) 인하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요약하면 앞서 언급한 경우의 수 이외에도 12월 FOMC 이후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FOMC 이후 일차적으로 미국 금리와 달러화 방향성이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혹은 추가 조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