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여권의 배후설 지목에도 침묵 이어가는 이유는?

뉴스1 제공 2013.12.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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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대선불복"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 발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 기원미사’ 에 문재인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2013.11.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 발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 기원미사’ 에 문재인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2013.11.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새누리당이 민주당 양승조,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발언 등이 불러온 파문의 배후로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인 문재인 의원을 지목하며 거듭 입장표명을 촉구하고 있지만 문 의원은 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달 29일 대선 패배 1여년 만에 차기 대선 재도전을 시사하며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돌입, 박근혜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양승조 의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전철 답습' 발언과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선언에 대한 여권의 공세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어 이유가 주목된다.

최근 문 의원의 대변인 역할을 하게 된 윤호중 의원은 1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두 의원 발언의 배후로 문 의원을 지목하고 있는 것에 대해 "터무니 없는 주장에 일일이 답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 사안에 대해 문 의원의 입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새누리당이 입장을 밝히라고 한다고 해서 입장을 밝힐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 의원측의 이 같은 입장은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대선불복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해온 이상 더 이상 새누리당의 '대선불복'이란 정치적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주당 일각에선 문 의원의 함구 이유가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배려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온건파인 김한길 대표는 지난 10일 의원총회에서 양, 장 의원의 발언 파문과 관련해 "당의 단결을 해치거나 당의 이해와 배치되는 언행에 대해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며 집안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당내 최대계파이자 강경파인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을 낳았다.

당내 대표적인 비노(비노무현) 세력인 조경태 최고위원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한길 대표의 리더십을 흔드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당이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를 가동하고 특검도입을 관철하기 위해 당력을 모아야 한다는 김 대표의 뜻에 문 의원이 일정 부분 공감하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 의원의 과거 행보로 미뤄볼 때, 문 의원이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 그 시기에 대해 오는 14일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 북콘서트가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문 의원이 이 자리에서 양, 장 의원의 발언 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다면 여권의 배후설을 통렬히 비판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약속살리기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이 문 의원 배후설을 운운하며 문 의원에 대한 흔들기와 상처내기를 하고 있다"며 "왜 느닷없이 문 의원을 끌어들이는지는 국민들이 뻔히 알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문재인 배후설'을 얘기하기 전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찰,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과 관련한 배후와 몸통을 밝혀내는 일에 협조해야 한다"며 "그것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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