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기업 증시 재진출 활발...옥석 가려야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3.12.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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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팩·디브이에스, 상장폐지된 기업 인수

상장폐지된 기업들이 상장사에 인수되면서 증시에 다시 발을 들여놓고 있다.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상태, 모회사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심팩 (4,115원 ▲35 +0.86%)(SIMPAC)은 기계주물 제조기업 봉신을 762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 참여방식으로 봉신의 주식 1242만주(98%)를 621억원에 취득하고, 141억원에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공작기계를 제조하는 봉신은 2006년 해운업에 진출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2011년 4월 자본금이 전액 잠식되면서 상장폐지됐다. 이후 회생계획 절차를 거친 봉신은 심팩의 인수대금이 납입되면 16일 관계인 집회 결정에 따라 회생종결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봉신은 올해 반기 기준 매출액이 273억8400만원, 영업손실 20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기계사업부가 19억 25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해운사업부가 39억35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심팩은 봉신의 채권자들이 해운사업부를 매각 또는 청산한 상태에서 기계사업부만 인수할 계획이다. 심팩은 기존의 프레스 기계사업과 봉신의 공작기계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심팩 관계자는 "최근 발주 기업들이 프레스와 공장기계를 일괄 턴키방식으로 주문하고 있다"며 "프레스부터 공장기계, 주물기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DVD업체인 디브이에스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여성의류업체인 미니멈컬렉션의 지분 61.3%를 6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신사업 진출 기대감에 지난달 22일 5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낮 12시 24분 현재 13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디브이에스는 3분기 영업손실이 26억5300만원으로 2010년부터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도 2600만원에 불과해 이번 인수자금 대부분을 CB(전환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더군다나 디브이에스 입장에서는 여성의류사업이 처음이고, 미니멈컬렉션도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포츠서울(구 에이앤씨바이오홀딩스)이 2009년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된 BHK의 지분을 사들인 뒤, 오히려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던 사례를 들고 있다. 단순히 신규사업 효과만 기대했다가 투자금만 모두 손실 보는 상황이 발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피인수된 기업이 어떤 이유 때문에 상장폐지 됐었는지, 시너지를 어떻게 낼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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