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뒤통수 맞고, 홍성흔 "앰프 좀…", 야구선수 수난

머니투데이 이슈팀 김민우 기자 2013.10.3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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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백태 ③] KS 일부 팬, 폭행 등 빗나간 팬심 '눈살'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4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찾은 LG 팬(위)과 두산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4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찾은 LG 팬(위)과 두산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프로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한국시리즈가 이제 끝으로 치닫고 있다. 정규시즌 4위팀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 베어스와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스의 대결은 이제 최대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두팀 모두 '최초'의 기록을 향해 도전하는 만큼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그러나 일부 야구 팬들의 의식수준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빗나간 팬심…선수 폭행부터 팬들간 싸움까지

1986년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끝난 뒤 삼성 팬들이 당시 해태 타이거즈 선수단의 45인 리무진 버스에 불을 질렀다. 경기 도중 삼성 투수 진동한 선수가 해태 팬이 던진 유리병에 머리를 맞은 것이 계기가 됐다. 진동한이 마운드를 내려온 뒤 삼성은 역전패 당했고 분노한 삼성 팬들이 해태 선수단 버스에 불을 지른 것이다. 1990년 8월 LG 트윈스와 해태 간 경기에서는 경기 도중 관중 500여명이 철문을 부수고 그라운드로 난입해 양팀 팬들끼리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정도는 다르지만 일부 팬들의 빗나간 팬심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월에 삼성 배영수 선수가 팬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가 끝난 뒤 LG 모자를 쓴 팬이 구단 버스로 이동하던 배영수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배영수가 "왜 때렸냐"고 묻자 그 팬은 "화이팅하라고 때렸다"고 답했다. 당시 LG와 삼성은 1위 다툼을 벌이고 있었고 배영수는 그날 경기에서 5이닝 동안 무실점하며 삼성을 승리로 이끌었다.

팬들 간의 다툼도 여전했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끝난 뒤 LG 팬과 두산 팬들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1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이날 경기에서 두산에 1-5로 패하며 시리즈전적 1승 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었다.

◇과도한 스피커 응원, 선수 집중력까지 해쳐…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플레이오프 1차전 당시 경기가 한창이던 4회초 최순규 구심은 두산 응원단의 앰프 소리를 지적했다. 이내 "앰프 소리를 줄여달라"는 장내방송이 흘러왔다. 19일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LG 응원단이 같은 이유로 문승훈 구심의 지적을 받아 경기가 약 5분 정도 지연됐다.

앞서 15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두산 주장 홍성흔(36)은 "응원단이 앰프 볼륨을 조금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G 주장 이병규(39) 역시 "앰프 소리가 너무 크다"며 "예민한 선수들을 위해 소리를 조금만 낮췄으면 좋겠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앰프 볼륨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리즈 동안 양팀 응원단에 KBO 운영팀 직원을 상주 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는 "사실 인기없는 스포츠였다면 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것도 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나친 사랑에서 비롯된 과열양상은 오히려 프로야구 전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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