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과기대 첫 공동기술지주사 9부 능선 넘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3.10.1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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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기관 주요 갈등 과제 해결…내년 1분기부터 가동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과학기술특성화대학(과기대)들이 갖고 있는 '서랍 속 기술'의 사업화를 돕는 '공동 기술지주회사' 설립이 큰 고비를 넘기고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그동안 공동기술지주사 설립에 가장 큰 난관으로 지적된 △기술이전 우선권 △기관별 출자금 예산 비율 산정 △기술지주사 위치선정 △포스텍(포항공대) 가입 여부 등의 문제에 관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지주사 설립준비위 관계자에 따르면 공동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기술이전을 우선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출자금 예산 비율에선 17개 연구기관 별로 형편에 맞게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경우 79억2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식품연구원은 2%(10억원 대) 지분을 갖기로 해 가장 적었다. 앞으로 3년간 출연연의 총출자액은 530억원 규모이며, 사업 첫 해인 올해 출자금은 53억원이다.

준비위원회는 대표 공모 등 본격적인 회사 설립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회사 위치는 대전, 대표 공모에선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 학계·연구계, 법무법인·회계법인 등 4개 분야로 나눠 적임자를 물색키로 했다.



지주사 설립준비위 관계자는 "17개 출연연이 각각 4명의 후보를 추천해 68명의 사장 후보군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대표 공모가 마무리 될 11말~12월초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나, 공식적인 출범은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기대 중심의 기술지주회사는 카이스트가 50억원,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가 40억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UNIST)이 10억원,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40억원 등 140억원을 공동출자해 설립키로 했다. 창업자금지원과 더불어 기술창업교육커리큘럼 만드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이 곳 역시 내년 1분기쯤 설립·운영될 예정이다.

또 일반대학으로 분류돼 30%의 현물을 투자해야 하는 등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로 제한 받았던 포스텍도 가까스로 기술지주회사 사업에 참여키로 하면서 당초 계획에 큰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앞으로 과제는 기술지주회사의 독립·전문성 강화를 위한 관련 법·제도 개선 및 규제 완화, 정부의 경영 지원 정책 등이다. 미래부 측은 "회사 설립을 위한 공동창업규정 및 법적 요건, 운영 방안 등의 준비가 거의 마무리 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연호 지주회사 설립준비위원장(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출연연은 이미 기술과 자본을 일부 대고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연구소기업을 지난 2006년부터 40여개 이상 설립한 경험이 있다"며 "공동기술지주회사가 자금지원 등 안정적 경영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자회사의 생존율과 사업화 성공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지주사는 대학, 연구소 등이 개발한 기술을 모아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미래부는 대학과 출연연을 선도형 R&BD(사업연계형 연구·개발) 체계로 전환하고, 보유기술을 적극 활용해 벤처·중소기업을 활성화하는 등 신산업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출연연, 과기대 공동 기술지주사를 각각 설립하는 새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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