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자택 헌납한 전씨 부부 어디로?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2013.09.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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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합천행 유력...일가에서 재매입 할 경우 연희동 자택 거주도 가능

전두환 전 대통령측이 밝힌 추징금 납입 방법에 연희동 자택 헌납안이 포함되면서 전 전대통령과 부인 이순자씨가 어디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 전대통령은 고향인 경남 합천에서 여생을 보낼 뜻을 내비췄지만 이씨는 연희동 자택에 머물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

장남 재국씨도 미납추징금 자진납부 의사를 밝히면서도 "부모님이 반생을 살아온 연희동 자택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택을 국가에 헌납하는 대신 연희동에 머물 수 있게 해달라는 의사를 비쳐왔지만 추징금을 현물로 낼 수 없어 매각과정을 거쳐 현금화해야하는 상황이다. 전 전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전씨일가에서 재구매하지 않는 한 전 전대통령 내외는 연희동을 떠나야 한다.

전 전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 연희동은 떠난 적은 두 번있다.



첫 번째는 전 전대통령이 1988년 대통령직을 물러난 이후 5공 비리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에 책임을 지고 강원도 백담사로 향한 것이다. 전 전 대통령 부부에게 백담사는 사실상 유배지였다.

이후 연희동으로 돌아온 전 전대통령은 1995년 12월 내란죄로 소환통보를 받자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때 전 전대통령은 귀향한지 10시간에 체포돼 전격 압송된 바 있다.

백담사행은 5공 비리에 대해 사죄의 의미로 택한 고행이었다는 점에서 연희동 자택을 떠나더라도 사찰행을 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전 전대통령은 고향인 합천에서 여생을 보낼 뜻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가족들이 반대하고 있어 서울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 수도 있다.

연희동 자택은 1969년 전 전 대통령이 육군참모총장 수석부관을 지낼 때 이순자씨가 땅을 사서 1987년 건물을 지었다. 정원부지는 장남 재국씨 명의로 1982년 구입했으며 별채는 전 전대통령 퇴임 직전인 1987년 이씨가 구입했다.

전 전대통령이 1995년 합천으로 내려가기 직전 당시 내란죄 수사에 반발하는 이른바 ‘골목성명’을 발표한 장소로 알려지면서 전 전대통령 부부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수사당국은 추징금 환수 과정에서 연희동 자택을 압류 1순위로 놓기도 했지만 소유주 명의를 바꾸는 수법으로 전 전대통령은 이를 지켜냈다. 1996년 가압류가 이뤄진 후 2003년 경매 과정에서 전 전대통령의 처남 이창석씨 명의로 넘어다. 2011년 이씨가 거액의 세금을 체납하면서 별채가 압류되자 올해 4월 삼남 재만씨의 부인 이윤혜씨를 통해 되찾았다. 정원은 1999년 전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 이택수 씨로 소유주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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