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대란' 내년에는? '밀양' 풀면 해결될까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3.08.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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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비상'電爭']신고리 3·4호기 가동하면 전력 280만kW 추가 확보

(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 전국적으로 35도가 넘는 폭염이 찾아온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앞에 설치된 실시간 전력수급 현황판에 급증한 전력수요로 전력수급 준비 경보가 표시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8일 오후 1시 34분,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450만 kW 아래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첫 단계인 준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2013.8.8/뉴스1(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 전국적으로 35도가 넘는 폭염이 찾아온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앞에 설치된 실시간 전력수급 현황판에 급증한 전력수요로 전력수급 준비 경보가 표시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8일 오후 1시 34분,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450만 kW 아래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첫 단계인 준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2013.8.8/뉴스1


"내년에는 국민께 절전해 달라고 당부하는 일이 없게 전력 수급에 최선을 다하겠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처럼 말했다. 눈앞에 들이닥친 전력수급 위기를 극복하는데 국민들이 동참해 준다면 내년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전력을 '쥐어짜고' 있는 올 여름보다 나아질 이유가 있을까. 산업부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여름 윤 장관은 3번이나 밀양을 찾았다.



◇밀양 문제 해결하면 내년에는 괜찮을까.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는 신고리 원전에서 북경남 변전소까지 90.5km를 잇는다. 이 구간에 161기의 철탑이 세워진다. 한전은 지난 2003년 11월 경과지를 확정하고, 2008년 8월 착공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공사가 중지된 것만 11차례. 2010년 12월로 예정됐던 준공 시기도 올 12월로 미뤄졌다.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단장, 산외, 상동, 부북 등 밀양 4개면에서 생존권과 재산권 보장을 요구하며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 이 과정에서 충돌이 격화되며 지난해 9월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 송전선로가 완성되면 신고리 원전 1~4호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영남지역에 공급하게 된다.

내년 3월 준공될 예정인 신고리 원전 3호기를 통해선 140만kW의 전력이 추가로 공급된다. 하지만 이 전력은 송전선로 없이는 무용지물이란 것이 한전 측의 설명이다. 내년 9월 가동될 예정인 신고리 4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 140만kW도 마찬가지다.


송전탑 건설 반대대책위원회 측은 증용량 전선을 통해 신고리 3·4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증용량 전선은 기존에 세워져 있는 송전탑에 전선을 교체해 보내는 방법이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증용량 전선을 쓰면 더 많은 전압이 실려 안전도가 떨어진다"며 "송전선로 건설 외엔 실질적인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수급 대책, 믿을 것은 원전뿐?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국내 원전은 총 23기다. 이 중 6기가 멈춰 있다. 고리 1호기와 한울 4호기는 점검을 위해 정기적으로 멈추는 '계획예방정비' 중이다. 재가동 시기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월성 1호기는 설계 수명이 다해 지난해 11월 가동을 멈추고, 계속운전 검사를 받고 있다.

문제는 지난 5월 불거진 원전 부품비리 문제로 가동을 멈춘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다. 이 원전들은 설비용량이 각각 100만kW에 달한다. 300만kW의 전력이 더 있었다면 전력수급 '초비상' 사태까지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이 원전들이 언제부터 정상가동 될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 현재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해당 원전에 쓰인 부품들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수조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조사 이뤄진 뒤에도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초비상' 사태를 이끈 것은 원전부품 비리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빗나간 수요예측도 문제다. 지난 9일 최대 전력사용량은 7935만kW.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며 정부가 예측한 올여름 최대전력수요치 7870만kW를 이미 넘어섰다.

산업부는 2006년말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통해 2012년 최대전력 수요를 6712만kW로 예상한 바 있다. 2012년 실제 수요는 7429만kW로, 예측치보다 무려 717만kW 높았다. 이는 100만kW급 원전 7기로도 부족한 전력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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