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활동하는 연주자들 역할이 정말 중요하죠"

머니투데이 평창(강원)=이언주 기자 2013.08.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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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 "연습방식 연구하는 재미에 빠졌어요"

"지금 활동하는 연주자들 역할이 정말 중요하죠"


"저는 제 패스포트가 독일인 거지, 분명히 한국 연주자라고 이야기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프라이드도 느끼고요."

무대에서만큼이나 자신의 정체성도 분명히 하는 모습이 똑 부러진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26·사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는 '제10회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아티스트로 참여하고 있는 주미강을 지난 26일 만났다. 지난 2010년부터 4년째 해마다 대관령에서 연주하고 있는 그는 갈수록 좋은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 있는 축제에 함께할 수 있어 연주자로서 행복하단다.

주미강은 2010년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라 불리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와 일본 센다이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동시에 우승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유럽 미국 한국 일본 남미 등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지난해 5월에는 뉴욕 카네기홀 연주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우승 특전으로 조세프 깅골드가 사용했던 1683년도 제작된 약 30~40억 원에 달하는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있다.



음악 외에 젊은 20대로서 가장 관심 있는 게 무엇인지 묻자, "글쎄요 청춘이 과연 있나 싶네요"라며 웃는다. 늘 연습하고 연주하며 몸을 아끼고 살았더니 오히려 몸이 힘든 것 같아 요즘은 자전거 타기를 즐긴단다. 그러더니 눈을 반짝이며 "저 요즘 연습방식을 연구하는 재미에 빠져있어요"라고 했다.

그는 "무조건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진 않고, 하루 5~6시간이면 충분한 것 같다"며 "리허설 할 때는 늘 녹음을 해서 다시 듣고 마인드 연습을 한다"는 설명이다. 녹음해서 들으면 연주하면서는 전혀 못 느꼈던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자신감을 잃었다가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녹음을 통해 들었을 땐 오히려 용기를 얻기도 한단다.



"2시간을 투자하고도 5시간 연습한 효과를 내기 위해는 요령을 스스로 빨리 터득해야 해요. 그건 재능이 아니라 연주자로서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점차 찾아가야 하는 거죠. 오래 연습하면 자기만족은 있겠지만 그 효과가 꼭 비례하진 않거든요. 제 경우는 그래요."

그는 이 시대를 활동하는 성숙한 연주자로서의 책임감도 크게 느끼고 있었다. "국제무대에서 활동해보면 정트리오 가족(정명화·정경화·정명훈)이 있기에 한국 클래식음악가들이 대우도 받고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갈수록 정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니 저를 비롯해서 지금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거죠. 저희가 잘 해야 앞으로 20년 후에 한국연주자들이 그 힘을 받아서 더 잘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이제 스물여섯인데요, 평생 음악과 함께 해야 하잖아요. 마음을 울리는 연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감성과 느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꼭 대단한 감동이 아닐지라도 말이죠."


그는 이번 음악제 기간 중 저명연주가시리즈 콘서트에서 파가니니 '기타 사중주'와 쇼스타코비치 '두 대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이중주' 연주에 참여했으며, 오는 4일 오후 5시, 비발디 '사계'(가을)를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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