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손열음과 김다솔이 지난 26일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열리고 있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에서 쟝-폴 프넹의 '1930년 파리의 추억'을 함께 연주했다. /사진제공=대관령국제음악제
가본 적 없는 1930년의 파리를 무한한 상상력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은 지난 26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피아니스트 손열음(27)과 김다솔(24)의 무대. 올해 10회를 맞은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저명연주가 시리즈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연주한 곡은 프랑스 작곡가 쟝-폴 프넹(64)의 '1930년 파리의 추억' 중 피아노 이중주다.
다음날 두 연주자를 만났다. 마치 파리에 다녀온 듯했다며 전날 연주에 대해 칭찬하자 시원시원하고 자신감 넘치는 손열음의 한마디. "저희가 했던 연습, 리허설 보다 어제 무대에서 제일 잘 했어요. 다솔아 맞지? 하하."
독일 하노버에서도 옆집에 산다는 손열음(왼쪽)과 김다솔은 때론 남매 처럼 때론 친구 처럼 지내며 서로의 음악을 지켜봐주고 있다. /사진제공=대관령국제음악제
대관령국제음악제 측에서 손열음에게 '두 대의 피아노 연주'를 제안하며 함께 연주할 피아니스트를 섭외하라고 했을 때, 마침 친해진 옆집 사는 김다솔을 떠올릴 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슈베르트와 슈만을 좋아하고 여행을 즐기는 닮은 점이 있지만 연주 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하지만 손열음은 함께 연주할 때 스타일이나 취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마음이 잘 맞으면 연주도 잘 맞는다는 것.
"다솔이는 진짜 빨라요. 레슨 때 협주곡 연습하면서 오케스트라 파트를 다솔이가 피아노로 쳐준 적이 있는데, 처음 보는 악보를 거의 완벽하게 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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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은 김다솔이 재빨리 "누나보다 빠르진 않죠"라고 받아친다. 그는 손열음에 대해 "작품을 보는 범위가 남다른 점이 존경스럽다"며 "단지 작곡가와 음악만 보는 게 아니라 곡을 쓴 배경이나 역사까지 이해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다음달 3일 이번 음악제에서 또 다시 한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초연 100주년을 맞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선보인다. 연주를 앞둔 손열음이 다부진 소감을 전했다.
"워낙 훌륭한 대작이고 발레음악이자 극장음악이기도 해서 피아노연주만으로 그 느낌을 주려면 새로 프로그래밍을 해야 하죠. 그 부분을 잘 극복해서 마음 맞는 다솔이와 함께 좋은 연주를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