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랑 '맞짱' 뜨던 한국벤처가 있었다던데...지금은?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3.07.29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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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테크]이머시스, 3D 오디오 솔루션으로 스마트폰·UHD TV까지 영역 확장

편집자주 차별화는 성공방정식으로 통한다. 이를 위해선 지속적인 발상 전환이 요구된다. '이 제품은 어떤 기술이 조합된걸까'. '저 서비스가 나온 사회·경제·문화 배경은 뭘까' 누구나 한번쯤 궁금증을 품어볼만한 제품 곳곳의 숨은 과학원리들을 함께 들여다보자

대덕특구에는 스마트폰부터 최근 TV업계 핫이슈인 울트라HD(UHD) TV 시장까지 장악한 오디오 기술벤처회사가 있다. '소리 사냥꾼'이란 수식어가 붙은 이머시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머시스는 지난해 LG전자와 공동으로 콘텐츠를 자동 분석해 입체음향효과를 제공하는 UHD TV용 입체음향 솔루션 '스마트 사운드'를 개발해 공급중이다.



김풍민 대표/사진=이머시스 김풍민 대표/사진=이머시스


김풍민 이머시스 대표는 가상스피커 등의 입체음향기술, 보이스 통화용 신호처리기술 등을 활용해 원음을 유지한 고음질 사운드를 제공하는 계기를 마련한 오디오 솔루션계 장인이다.

김 대표는 이 시장에 대한 확신이 누구보다 강했다. "할리우드는 영화 제작비 30%를 음향에 투자한다"고 말한 그는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소리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소리시장은 거대 블루칩이 될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0년, 3차원(D) 입체음향 전문벤처로 시작해 당시 글로벌 입체음향 전문업체인 돌비에 당차게 도전장을 내던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돌비가 10.1채널까지 다양한 물리적 입체음향을 선보일 때 이머시스는 돌비의 기술콘셉트와는 전혀 다른 소프트웨어 기반의 입체음향 솔루션을 선보였다. 단, 두 개의 스피커에서 가상의 입체음향을 표현한 것이다.

3D 사운드 솔루션은 스마트폰시장과 만나면서 대박을 냈다. 스마트폰 시장서 고전하던 LG전자가 차별화 요소를 수혈하기 위해 자사 '시크릿폰'에 이 회사 솔루션을 넣었다.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그런 이후 삼성전자와 KTFT, 팬택&큐리텔 등 국내 대표적인 이동단말기 업체들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모바일기기에서 3D 오디오 사운드 솔루션을 적용한 모습/사진=이머시스  모바일기기에서 3D 오디오 사운드 솔루션을 적용한 모습/사진=이머시스
이머시스의 음향·음장기술인 '메이븐'(MEVEN)은 실감 있는 오디오 필터기술로 소형가전기기에 적용하기 용이했다는 평가다.


회사는 또 헤드셋용 입체음향 솔루션까지 진출했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소리가 귀에 잔류하는 성질 때문에 피로도가 높은 편이다. 그만큼 오래 듣긴 힘들다. 이머시스는 이를 '외재화'(Externalize) 기술로 풀었다.



일반적으로 음악이나 영화에 사용되는 사운드는 스테레오 스피커 재생환경에 적합하게 제작된다. 때문에 이를 이어폰으로 듣게 되면 왜곡된 사운드가 듣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머시스가 개발한 것이 외재화 기술이다. 외재화 처리된 이어폰용 사운드는 음상이 귓속과 머릿속에 머물지 않아 마치 주변의 스피커에서 들리는 자연스러운 음향처럼 청취할 수 있다.

또 음악서비스 업체간 박빙의 경쟁을 벌이면서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았다. KT뮤직에서 운영하는 지니 뮤직 음악서비스에 '메이븐' 솔루션을 공급한 것. 김 대표는 "국내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처음으로 입체음향을 제공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머시스는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해 애플에 메이븐을 공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아이폰에도 메이븐을 탑재하기 위해 기술 개발 중"이라며 "아이폰 이용 비중이 높은 일본 음악서비스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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