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 자동제어기 개발 '트윔', 기술력 바탕 성장

머니투데이 최주영 기자 2013.07.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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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선도대학⑬충북대](주)트윔, "삶의 절박함이 오히려 동력이 됐다"

정한섭 (주)트윔 대표. /사진=최주영 기자정한섭 (주)트윔 대표. /사진=최주영 기자


충북대학교가 운영하는 충북녹색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그린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ET(환경에너지기술) 분야의 유망한 기업을 지원한다. 진흥원에 입주한 기업은 R&D 자금은 물론 고가장비 활용, 보유기술 이전 등 연구개발 지원, 경영 법률 지원, 컨설팅, 제품 마케팅 홍보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입주 자격은 창업 7년 이내로, 기술 집약적 산업과 충북의 전략산업 분야 기업으로 제한한다.

(주)트윔은 2010년 1월에 법인을 설립, 12월에 진흥원에 입주했다.



(주)트윔은 반도체 생산설비 알람 예측 시스템, Furnace 설비 제어 시스템, LED 패킹 설비 제어 시스템 등 공정에 들어가는 자동화설비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주문형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중공업 등에 납품하고 있으며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그동안 (주)트윔은 예비창업자육성사업 분야에 선정되어 안정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8000만원의 보증금을 받고 벤처기업 인정을 받았다. 2010년 매출은 2억원 정도, 2011년 매출은 10억원, 순이익은 5억원일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대학 재학 중 창업동아리 활동으로 다양한 경험

(주)트윔의 정한섭 대표는 "IMF 때 아버님이 실직하시고 몇 달 후 돌아가셨을 때 나는 18세였다. 그 후로 가정형편은 더 어려워졌고 학비가 저렴한 충북대에 진학했다. 군대에 가면 어머니가 혼자 생활하실 수 없을 것 같아 1학년을 마치고 서울에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병역특례업체에 취업을 했다. 4년의 직장생활 후 2학년으로 대학에 복학한 나는 창업동아리 '트윔'을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경험했다. 절박한 현실과 창업에 대한 오랜 꿈이 창업동아리로 나를 이끌었고 이는 오늘날 나에게 많은 자산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동아리 트윔 회장 출신인 정 대표는 "대학 다닐 때는 창업하기보다는 창업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계획서 작성, 비즈니스 모델 세우기, 팀 운영, 리스크 관리, 시장조사 등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나에 대한 냉정한 평가, 내가 버틸 수 있는지를 점검해 봐야 한다. 그리고 아이템 개발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제품 만들고 나면 시장의 요구는 이미 달라져 있다"고 지적했다.


창업동아리 후배들을 만나면 가장 행복하다는 정 대표는 "현재 21명의 직원 중 6명이 동아리 출신 후배들"이라며 웃었다. 또한 그는 "직원 채용 인터뷰를 할 때 회사의 비전은 사장의 비전이지 당신의 비전이 아니라고 늘 말한다. 그리고 청년기에 기술로 승부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한다. 직원이 기술을 배우고 많은 경험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근무할 때 직원과 기업 둘 다 성공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런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트윔의 성공 비결에 대해 정 대표는 "창업 성공은 내가 잘해서 된 게 아니라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들을 단계별로 밟아서 가능했다. 창업동아리→창업보육센터 입주→예비기술창업자 선정→Post-BI입주 이렇게 4단계를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환경이 나쁘다고 핑계 대며 한탄하기보다 그 환경을 내 것으로 인정하고 변화시킨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기의 역경과 창업 후 절박함이 동력으로 작용

어려웠던 시기에 대해 정 대표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계속 까먹으며 빚만 늘었다. 난방 안 되는 집에서 겨울에 너무 춥게 자 비염이 생겼다. 처갓집에 들어가 살기도 했다. 아기는 모유를 먹였기에 굶기지는 않았다. 주문형 자동제어기는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모르는 회사에도 찾아가고 하루에 전화 백통을 하기도 했다. 절박할수록 냉정해져야 한다. 절실하니까 머리가 비상하고 스마트해지더라.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고 상대방 앞에서 더 여유를 부렸다. 그러니까 주문이 들어오더라"고 회상했다.

창업한 지 6개월, 처음으로 매출 창출. 그 순간에 대해 정 대표는 "2000만원 매출에 계약금으로 660만원이 입금됐다. 아, 이렇게 힘든 거구나. 감격으로 가슴이 벅찼다"고 했다.

◇청년창업, 반갑고 한편 안타깝다

정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청년창업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자기 시간을 다 포기하고 올인 해도 어렵다. 배수진을 치고 해야 한다. 그런 열정과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창업했다 실패하더라도 제기할 기회를 줘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제기하기 어렵다. 더 이상 갈 데가 없고 낭떠러지만 있을 뿐이다. 준비되지 않은 청년들에게 창업을 부추기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염려된다"고.

이어서 정 대표는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컴퓨터를 가질 수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나우콤으로 네덜란드인과 채팅을 하면서 인터넷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 창업을 꿈꿨고 2010년 창업을 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청년 모두에게 창업만이 살 길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찾는 가치를 향해 가야 한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는 있다. '나 같은 상황에서도 가능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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