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자 체크리스트

머니위크 문혜원 기자 2013.06.3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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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요리를 잘하니까 가게 내도 성공할거야."
"이태리 요리라면 내가 자신있지. 가게 한번 내볼까?"

주위의 긍정적인 평가만 듣고 무작정 외식업 창업을 생각한다면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창업세계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음이 이미 증명됐기 때문이다. 창업을 고려한다면 주위의 긍정적인 평가에 먼저 혹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자신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예비창업자가 간과하기 쉬운 체크포인트를 소개한다.

◇자기자본, 60% 이상 돼야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자금조달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다. 자기자본을 최대한 늘려 부채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수웅 외식경영연구소장은 "자기자본이 전체의 60% 이상은 돼야 한다"며 "창업시기를 조율하더라도 필요자금을 마련해놓고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1억원의 창업비용이 필요하다면 자기자본으로 6000만원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 초반부터 금융권 대출이나 지인에게 빌리는 돈의 비중이 너무 높으면 추후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과도한 대출이자는 사업의 재무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대출창구를 모두 사용하면 급전이 필요한 경우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에 손을 벌리게 된다. 이런 위험을 방지하려면 모든 대출창구를 열어놓기보다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면서 추가 융통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출이 필요하다면 제1금융권의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 외에도 소상공인대출을 고려해봄직하다. 소상공인대출은 금리가 4%대로 낮은 데다 창업과 관련한 여러 도움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소상공인특별자금은 신용도에 따라 상한선이 정해지는데 보통 3000만~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소상공인특별자금을 받으려면 먼저 각 지역의 소상공인센터에서 창업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을 이수하면 이수증을 지참하고 신용보증재단을 찾아 신용장을 발급받는다. 신용장, 사업자등록증, 임대차계약서 등의 서류를 구비해 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보통 3주 이내에 입금된다.

◇외식업 창업 시 고려할 점 네가지

자금이 준비됐다면 자신이 창업을 해도 되는지를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외식업종을 시작할 때는 다음 4가지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우선 자신이 사장으로서 얼마나 자기관리를 잘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자신의 가게라고 해서 출퇴근에 신경 쓰지 않고, 직원에게 맡겨도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작은 점포일수록 직원의 도움에 의존하기보다 사장이 발품을 더 팔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고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도 할 수 있다.

둘째, 믿고 거래할만한 식자재 구입처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가게 운영에 소질이 있거나 맛에 자신이 있다 하더라도 싸고 좋은 식자재가 마련되지 않으면 가게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좋은 식자재를 쓰려고 단가가 높은 재료를 쓰면 가게의 이익을 내기 어렵고, 그렇다고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어서다.

정량화된 레시피가 있는지도 점검해야 할 사항이다. 평소 요리에 자신이 있고 맛도 여러 사람으로부터 검증받았다 하더라도 가게를 내는 일은 더 전문적인 기술을 요한다. 어떤 양이든지 동일한 맛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전문요리사를 따로 두고 경영하는 예비사장 역시 주방장의 감에만 의존하면 안된다. 구체적인 양을 기록해둬야 주방장이 바뀌어도 맛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 그래야 "맛이 달라졌다"며 고객의 발길이 끊기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정량화된 레시피는 건전한 재무구조도 돕는다. 일정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재료비 지출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공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경상이익을 얼마로 잡을지 미리 정해야 한다는 것. 박 소장은 "1억원을 투자한 식당이라면 매월 사장 본인의 인건비 250만원과 영업외 비용 등을 제한 후 100만원의 추가 이익을 내는 게 적당하다"며 "경상이익 100만원은 타인의 자본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작지만 돈이 쌓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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