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나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문구다.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 위에는 '절전'이란 단어가 흔히 붙어 있다. 요즘처럼 여름철 전력대란을 앞두고 '에너지 절약'이 특히 강조될 때에는 더 쉽게 눈에 띈다. 전기를 아끼기 위해 닫힘 버튼 사용을 자제하고 문이 저절로 닫히기를 기다려 달라는 의미다. 심지어 닫힘 버튼을 없애 '절전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의견도 있다.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의 비밀= 닫힘 버튼의 임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실제 절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엘리베이터 문을 여닫을 때 소모되는 전력량은 회당 0.0125kwh다. 임의로 닫힘 버튼을 눌러 문을 닫을 때나 자동으로 문이 닫힐 때나 전기사용량은 동일하다. 따라서 자동으로 닫히기 전 닫힘 버튼을 먼저 누른다고 해서 전기가 더 들어갈 것이란 생각은 사실과 다르다.
엘리베이터 업계 관계자는 "닫힘버튼을 없앨 경우 에너지 절감에 효과가 있다는 말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면서도 "한 번 누를 때마다 50원이 낭비된다는 말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홀짝수 격층운행 방식으로 엘리베이터를 운행해 전력을 절감하는 경우가 많다. 고층빌딩에선 고층과 저층으로 나눠 운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에너지 절감을 위한 근본적인 방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
엘리베이터 이용자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격층 혹은 고층·저층으로 나눠 엘리베이터를 작동하는 대형 병원이나 백화점 등을 가보라. 오랜 시간 하염엾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려 본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는 '불편한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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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전기사용량을 감축하는 기술적인 방식으로는 등록·취소 기능이 있다. 실수나 장난으로 버튼을 잘못 눌러 원하지 않는 층에 정지해 시간과 전력을 낭비하는 상황을 해결해 준다.
◇엘리베이터 이젠 전기 직접 만든다= 요즘 설치되는 엘리베이터는 전기를 스스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한번 쓴 전력을 다시 사용하는 기술'이 적용된 '전력회생용 인버터' 기술이 적용된 덕이다. 국내 최대 엘리베이터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가 2007년 개발한 로와트(LOWATT)가 대표적이다.
엘리베이터는 도르래에 얹혀진 강도 강철 케이블의 한쪽 끝에 엘리베이터 카가, 다른 한쪽 끝에는 균형추가 달려 있다. 모터가 도르래를 회전시켜 카를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사람이 타는 부분인 카와 반대편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균형추가 로프로 연결돼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무거운 쪽을 끌어올릴 때(사람을 위층으로 실어나를 때) 전기를 사용한다. 반대로 균형추보다 무거운 카가 하강하거나 가벼운 카가 상승할 때는 전기를 생성한다. 10인승 엘리베이터를 기준으로 하면 10명이 꽉 차게 탑승한 상태에서 엘리베이터가 상승하면 가장 많은 전기를 소모한다. 반대로 같은 상황에서 하강할 경우엔 가장 많은 전기를 만들어낸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에 전력회생형 인버터를 적용해 만들어진 전기를 회생하고 다른 에너지원으로 쓰면 건물 전체 소비전력을 절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전력회생형 인버터 '로와트'를 적용하면 에너지를 최대 60%(에너지 효율 77.5% 증가)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