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5월 31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포스터 ⓒ사진=송원진
↑1913년 5월 29일 초연 당시의 사진을 사용한 포스터 ⓒ사진=송원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러시아 출생이지만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가 마지막엔 미국으로 국적을 바꿔 미국 작곡가가 되어버린 현대 클래식 음악의 거장이다.
스트라빈스키는 ‘창의성’ ‘창조성’이라는 수식어가 제일 많이 따라다니는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는 오페라, 발레, 심포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특히 그의 발레곡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이게 무슨 음악이야! 뭐하는 거야!"
"장난해? 이게 발레라고? 이런 건 집어치우라고 해!"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의 포스터.
그런데 샤넬과 스트라빈스키가 어떤 관계냐고? 영화는 '봄의 제전' 충격의 초연 현장에 있었던 샤넬이 작곡가인 스트라빈스키의 예술성과 창의성을 간파하고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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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각각 패션산업과 클래식 음악에서 전통과 관습을 파괴하고 시대를 앞선 혁신적 인물이었던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과 로맨스, 그리고 그것이 각자의 예술적 삶에 끼친 영향을 그렸다.
샤넬은 스트라빈스키와의 사랑 속에서 그 유명한 향수 '샤넬 No.5'를 만들었고 '봄의 제전' 초연 후 큰 상처를 받았던 스트라빈스키도 샤넬과 함께 지내면서 새로운 영감으로 '봄의 제전' 완성해 재공연시 엄청난 박수갈채를 받게된다
영화처럼 샤넬과 스트라빈스키가 실제 연인이었을까? 이 영화는 샤넬이 말년에 스트라빈스키와 특별한 관계였다는 고백을 토대로 영국작가가 쓴 '코코 & 이고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포스터가 붙어 있는 샹젤리제 극장 외관 ⓒ사진=송원진
↑예매한 티켓을 찾기 위해 길게 선 줄과 설레이며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인 샹젤리제 극장 ⓒ사진=송원진
그 첫 스타트를 100년 전 초연 날짜인 5월 29일부터 3일간, 요즘 제일 ‘핫’한 러시아 지휘자인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가 이끄는 마린스키 극장 발레단과 오케스트라가 끊었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100년 전 초연 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공연으로 무대 디자인, 무대 의상 모두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보여주었다.
초연 안무는 당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던 발레리노 바츨라프 니진스키가 맡았는데 클래식 발레에 익숙해있던 무용수들에게 니진스키가 제안한 현대무용에 가까운 안무는 너무 획기적이었고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100년 후 마린스키 발레단의 공연을 보니 니진스키의 안무는 이제 너무 '고전적'으로 보인다.
↑마린스키 극장 발레단의 공연 후 커튼 콜 모습 ⓒ사진=송원진
'봄에 바치는 제사'라는 뜻을 가진 이 발레는 100년 전 '백조의 호수'만 보던 사람들에게 큰 충격 일수 밖에 없었다. 너무 적나라한 컬러와 제자리 뛰기 같은 동작의 안무는 이것을 도저히 발레라고는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을 것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 이 공연의 색깔이 얼마나 화려하고 멋있는지 이 공연을 기획했던 세르게이 디아길레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안무가 바츨라프 니진스키에게 한없는 찬사와 갈채를 보내고 싶다.
그래서 마린스키 발레단에게 있는 힘껏 손바닥이 닳도록 박수를 쳐주었다. 다른 모든 관객도 나와 마찬가지였나 보다. 우뢰와 같은 함성과 박수 갈채가 끊이지 않았고 심지어 자리에서 일어나 흥분된 모습으로 브라보를 외치는 사람들로 극장은 가득차 있었다.
↑ 샹젤리제 극장의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100주년 기념공연은 5개월 전 매진을 기록했다. 100년전의 야유와 비난 대신 객석에선 열렬한 환호와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사진=송원진
초연 100년을 기리는 공연을, 그것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인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볼 수 있었다는 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이 공연은 아마 내 인생에서 제일 기억되는 공연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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