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몰라요" 그런데 그들이 만든 낚시게임은 '대박' 났다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2013.06.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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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엔스토리]<4> 피쉬아일랜드, 피쉬프렌즈 for Kakao 현속 히트시킨 김상복 한게임 PD

편집자주 게임보다 재밌다. 게임보다 흥미진진하다. '대박'친 자랑부터 '쪽박'찬 에피소드까지. 달달한 사랑이야기부터 날카로운 정책비판까지. 소설보다 방대한 게임의 세계관, 영화보다 화려한 게임의 그래픽, 첨단과학을 선도해가는 게임의 인공지능. '게임 엔지니어 스토리'는 이 모든 것을 탄생시킨 그들의 '뒷담화'를 알려드립니다.

김상복 PD와 피쉬아일랜드 팀/사진제공=NHN 한게임김상복 PD와 피쉬아일랜드 팀/사진제공=NHN 한게임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 일례로 야구게임을 만들려면 야구 규칙에서부터 선수들의 특징, 투구폼, 스윙, 움직임 하나하나까지도 세심히 신경 쓰지 않으면 팬들의 외면을 받게 돼있다.

그런데 낚시에 관심 없는 게임 총괄 PD가 만든 낚시 게임이 있다. 그것도 2종을 연달아 출시해 연속 히트를 쳤다. 지난해 9월 출시해 한게임의 사실상 최초 모바일 히트작으로 자리 잡은 '피쉬아일랜드'와 지난 3월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한 '피쉬프렌즈 for Kakao'가 주인공이다.



피쉬아일랜드와 피쉬프렌즈는 낚시 게임으로 드물게 리얼 낚시 장르를 떠나 캐주얼 낚시를 표방했다. 이같은 장르 파괴는 아이러니하게도 낚시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다.

김상복 PD와 피쉬아일랜드 개발을 맡은 NHN (188,800원 ▲4,400 +2.39%) 한게임의 스튜디오 팀원들은 지난해 낚시 게임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뭉쳤다. 팀 워크숍으로 낚시를 하러 가기도 하고 해외 토픽, 낚시 관련 도감, 인터넷에서 물고기 어종을 찾아보는 등 낚시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부서 내 '낚시 광' 직원이 2명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었다. 초창기 낚시 게임으로 기틀을 닦는 데는 이들의 공이 컸다. 이들은 낚시에 대해 기본적인 것부터 관여하기 시작해 사실성을 구현해낼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낚시 게임 대부분이 추구하는 리얼 낚시를 표방했던 '피쉬아일랜드'는 김 PD를 비롯해 낚시에 관심 없는 개발자들의 "재미없다"는 평가 때문에 방향을 선회했다. 이들은 낚시 게임이 많은 일본에 리얼 낚시 게임이 적은 이유를 주목했다. 아무래도 게임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것.

모바일게임 특성상 너무 실사에 가깝게 만들면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증가한다는 의견도 컸다. 특히 사실성을 강조할수록 조작 능력이 떨어지는 이용자들은 숙련된 이용자들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개임의 재미 요소 중 하나인 의외성을 심어 넣기가 힘들었다. 이들은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는 시각으로 게임을 수정했다.


지난해 9월 피쉬아일랜드를 공개하자 이같은 예측은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이 모바일게임 상위권을 독신한 생태계에서 피쉬아일랜드는 홀로 분투했다.

의외의 상황도 벌어졌다. 캐주얼게임을 표방해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이용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측했는데 예상 밖으로 헤비 유저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 피쉬아일랜드 팀은 매주 낚시 장소인 어장을 늘리고 이벤트를 하는 등 콘텐츠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피쉬아일랜드'와 '피쉬프렌즈 for Kakao' 개발을 총괄한 김상복 PD/사진제공=NHN 한게임'피쉬아일랜드'와 '피쉬프렌즈 for Kakao' 개발을 총괄한 김상복 PD/사진제공=NHN 한게임
물고기별로 낚을 수 있는 확률을 이용자들이 직접 경험을 통해 통계 자료를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김 PD는 "이용자들이 예측한 자료가 실제 게임 속 확률과 상당히 유사해 놀랐다"고 전했다.

지난 3월에는 소셜 기능을 강화한 피쉬프렌즈를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했다. 피쉬프렌즈로 이용자층이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피쉬아일랜드와 피쉬프렌즈는 동반 상승했다.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피쉬프렌즈는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앱 13위, 피쉬아일랜드는 18위에 나란히 올라있다.

피쉬아일랜드의 성공을 높게 평가한 이은상 한게임 대표는 지난 12월 피쉬아일랜드 팀에 푸켓 단체 여행권을 선물했다. 한게임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이 대표가 직접 팀을 찾아 여행을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했을 때만 해도 김 PD는 믿지 못했다. 어디로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 당시까지만 해도 믿지 못하고 동남아로 보내달라고 대답했고 실제로 피쉬아일랜드팀에 5일 동안 푸켓 여행 기회가 주어졌다.

물론 푸켓 여행 기간에도 우여곡절은 있었다. 푸켓 여행 중 게임 장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지 여행하던 버스를 황급히 세운 것. 피쉬아일랜드 팀은 모두들 갖고 있던 노트북을 꺼내들고 한국 근무자들과 연락하며 게임 장애에 대응했다.

피쉬아일랜드팀은 여전히 두 개의 게임을 동시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매주 두 게임의 업데이트를 해야 하고 각종 장애가 생길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김 PD는 "일단 인기가 지속되고 있어 국내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일본을 비롯해 차근차근 현지화를 진행해 해외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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