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5일 내부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의 장단점 등을 검토했다. 공자위 관계자는 "5시간여 동안 그동안 나왔던 매각 방안 하나하나를 놓고 깊이 있게 논의했다"며 "아직 매각방안의 윤곽이 나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국내 은행을 더 이상 해외 자본에 매각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지분 95% 이상을 인수해야 한다. 가령 KB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분 56.97% 외에 추가로 시장에서 38.03%를 사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금융 시가를 감안하면 9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KB금융이 현재 이만큼의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지난해 실패했던 법 개정을 다시 추진할 수도 있지만 정치권의 반대, 특혜 시비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다. 정부는 지난해 우리금융 매각을 위해 금융지주사가 타 지주사의 지분 50% 이상만 확보해도 되도록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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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방식 대신 KB금융과 우리금융이 합병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정부가 현금 대신 KB금융 지분을 받게 돼 공적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합병과정에서 대규모 매수청구권이 발생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도 "KB금융과의 합병은 매수청구권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KB금융도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를 검토하면서 합병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상태다.
공자위는 하지만 지방은행(경남·광주은행) 분리 매각은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분리 매각 방안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논의가 이뤄졌다. 공자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야 일괄 매각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럴만한 투자자를 찾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공자위 사무국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정리해 다음달 1~2차례 더 토론회를 열고 매각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