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에 콜레스테롤·빈혈까지…'복합형 자가진단기' 상용화 눈앞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3.05.27 05:37
글자크기

[팝업테크]미코바이오메드, 복합형 자가진단기 개발에 반도체 공정 도입

편집자주 차별화는 성공방정식으로 통한다. 이를 위해선 지속적인 발상 전환이 요구된다. '이 제품은 어떤 기술이 조합된걸까'. '저 서비스가 나온 사회·경제·문화 배경은 뭘까' 누구나 한번쯤 궁금증을 품어볼만한 제품 곳곳의 숨은 과학원리들을 함께 들여다보자

콜레스테롤 4종(TC, TG, HDL, LDL)과 빈혈, 혈당(당화혈색소)을 하나의 기계로 모두 측정 가능한 복합형 자가진단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을 이끈 회사가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이 설립한 13번째 연구소기업인 미코바디오메드가 바로 그 회사다. 반도체와 세라믹 가공 등의 기술력을 지닌 소재부품 전문회사 코미코와 공동출자로 지난 2009년 6월 설립됐다.



복합진단기는 현재 가톨릭대학교와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미코바이오메드의 혈구와 혈청분리기술 노하우를 녹였다. 특히 진단결과를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M2M(사물지능통신) 기술을 응용해 적용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바로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성을 충분히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 제품은 현재 유럽 CE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미코바이오메드의 복합진단기/사진=미코바이오메드 미코바이오메드의 복합진단기/사진=미코바이오메드


정봉현 생명연 박사는 "앞으로 간질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간기능(ALT, AST, GGT) 측정 진단기기와 더불어 내년에는 심장세포를 측정해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장비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장세포 측정기의 경우 직장이나 가정, 야외 혹은 응급의료차량 등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이란 게 정박사의 설명이다.

이 회사 제품의 경쟁력은 자기진단기 생산에 반도체 공정을 도입해 가격과 품질경쟁력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것이다.

지금의 혈당기 시장은 기술난이도나 축적도가 비슷비슷해서 가격 인하 경쟁으로 달궈지고 있다. 특히 선진국 제품의 판매가보다 절반 가까이 덩핌가로 팔고 있는 중국업체 견제를 위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자동화 생산공정은 필수사항이다.


박현규 미코바이오메드 연구소장은 "대부분의 진단기는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생산하므로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생산시설도 대형화되어야 하는 데 반해 우리는 반도체 공정을 바이오센서 제작공정에 응용해 품질을 높이고 생산단가를 낮췄으며, 좁은 평수에서 365일 24시간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만일 1억개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가정할 때 기존 생산시설은 100평 수준의 공간이 요구되나 미코바이오메드의 생산설비는 10평이면 가능하다. 또 반도체 생산시설 환경이 온도와 습도를 민감하게 조절하도록 돼 있어 바이오물질인 효소나 항체를 진단기에 결합하는 과정에서 상태가 변질되어 발생할 불량품 비율이 극히 낮다.



정 박사는 "우리 복합기는 첨단 MEMS(미세전자제어기술)과 바이오기술(BT), 정보통신기술(IT), 나노기술(NT) 등이 모두 융합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구조의 변화를 꾀한 점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이 회사가 만든 1세대 가정용 자가진단기인 혈당측정기(상품명: 베리큐)는 약국이 아닌 대형 할인매장인 이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유통 단계를 줄여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항인 검사지 가격을 크게 낮추는데 성공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