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대형공장 안전사고, 산업현장 '뒤숭숭'

머니투데이 류지민 기자 2013.03.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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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단 내 대형공장, 가동기간 20년 이상이 대부분… 안전관리 대책 마련 시급

최근 국가산업단지 내 공장에서 폭발과 화재 및 가스누출 등 대형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산업현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70~80년대 산업화 시기에 만들어진 시설들의 노후화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대림산업 화학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폭발 이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막대한 인명피해를 냈다. 2000년 25명의 사상자를 낸 호성케멕스 폭발사고 이후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대형 사고다.



특히 이번 사고는 매년 실시하는 정기 보수작업 기간에 발생한 것으로, 공장이 가동 중지 상태가 아니었다면 피해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올 들어 대형공장에서만 벌써 여섯 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에는 경북 상주 산업단지의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에서 발생한 염산 누출사고로 주민 7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같은 달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는 불산 누출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달 들어서는 경북 구미 국가산단에서 LG실트론 불산 혼합액 누출사고, 구미케미칼 염소가스 누출사고, 한국광유 옥외 저장탱크 폭발사고 등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구미 국가산단은 지난해 9월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약 9톤의 불산이 누출되면서 5명이 사망하고 특별재해구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최근 발생한 사고들은 준공시기가 20년 이상 된 노후시설에서 비롯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관리·감독 소홀이 더해지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지난 7일 구미산단에서 발생한 기름 저장탱크 폭발사고의 경우 공장은 구미에 위치하고 있지만 등록은 경북도로 돼 있어 구미시와 구미소방서의 감독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사고가 난 여수산단 내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제2공장 역시 1989년 11월 준공돼 20년 이상 가동 중인 시설이다. 산단 내 대형 공장들의 경우 매년 정기 점검과 보수작업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좀 더 체계적인 안전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동 중인 중화학공장은 가동기간이 20년 이상인 것이 대부분"이라며 "사고발생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관리를 소홀히 한 해당 업체에 있지만, 산단이나 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점검 대책이 마련된다면 사고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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