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부펀드 "日엔저, 주변국 쓰레기장 취급"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3.03.0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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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C 사장 "日 주변국 쓰레기장 취급"…이례적 비판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가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6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한 가오시칭(高西慶) CIC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엔저로 다른 국가들에게 비용을 지불토록 해 수출을 늘리려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가오 사장은 "이웃국가를 쓰레기장쯤으로 취급하고 환율 전쟁을 촉발하는 일은 다른 국가들에게 위험할 뿐만 결국 자국에 해로워질 것"이라며 "책임감 있는 정부로서 (통화절하를) 하지 않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엔저에 대한 공개적 비판을 비교적 삼가왔던 중국 당국 관계자들의 발언 중 가장 강력한 수위의 비판이다.

WSJ는 그의 이 같은 발언이 엔저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가 확산되는 신호라고 전했다.



일본 당국은 일본은행(BOJ)의 통화부양책이 엔저를 의도한 게 아니라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으로 파생된 결과라고 주장해 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4일에도 "BOJ 통화정책은 통화절하를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며 "대담한 통화완화정책을 취해 디플레에서 최대한 빨리 빠져나오는 게 일본 뿐 아니라 아시아와 전 세계 다른 국가들에게도 어느 정도 좋다"고 주장했다.

한편 가오는 최근 전 세계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전 세계 경제에 대해 의심스러운 관점을 갖고 있다"고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속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과 금융 규제 관련 불확실성을 회의적인 전망의 이유로 들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단기적 재정 문제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가끔 우리는 규제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어려움을 겪는데 여기엔 미국이 포함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치권은 종종 안보 등의 이유로 중국의 대 미국 투자를 반대해 왔다.

약 50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CIC는 세계에서 5번째로 큰 국부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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