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이기태 전 부회장, KJ프리텍 선택한 이유

더벨 박제언 기자, 김동희 기자 2013.02.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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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회복설에 케이더파워 합병설까지···엑시트 가능성도 제기

더벨|이 기사는 02월19일(11:49)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기태 삼성전자 전 부회장이 중소기업인 KJ프리텍을 적대적 인수합병(M&A) 하려는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예회복설에서 향후 이 전 부회장의 회사인 케이더파워와의 합병설까지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 경영참여를 선언한 순간부터 이 전 부회장의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적대적 M&A의 성패와 상관없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시장에서 적대적 M&A는 성공사례가 많지 않고 작은 중소기업을 막강한 자금력으로 빼앗는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삼성전자의 '애니콜' 신화를 이끌었던 이 전 부회장의 명예에 흠집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 전 부회장이 이미지 추락을 감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이기태 전 부회장이 잇따른 투자실패로 바닥까지 떨어진 명예를 회복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펼쳤던 경영능력을 보여줘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면 적대적 M&A로 인한 비판은 잦아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퇴임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둘째아들인 이종현의 소개로 백기사로 참여한 KJ프리텍은 파생상품 키코(KIKO)와 해외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3월 개인 자금과 케이더파워를 통해 30억 원을 투자한 인스프리트는 상장 폐지돼 체면을 구겼다. 직접 경영하고 있는 케이더파워 역시 무선충전기 사업에서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단순 투자로 참여했지만 그나마 사업의 안정성이 높은 KJ프리텍 외에는 경영능력을 선보일 여지조차 없는 것이다.



여기에 이 전 부회장과 KJ프리텍 경영진의 갈등은 적대적 M&A 추진에 기름을 부었다. 이 전부회장은 지난해 3~4월 진행한 인스프리트 투자에 KJ프리텍의 참여를 권유했다. 이 전 부회장 개인자금과 직접 경영하는 케이더파워가 투자하는 만큼, KJ프리텍에서도 지원해 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KJ프리텍 경영진은 투자 메리트가 높지 않다고 판단,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인스프리트가 최종 상장 폐지되면서 KJ프리텍 경영진의 선택이 옳았다고 판명됐지만 지난해 말 이 전 부회장 측의 등기 이사인 CFO를 해임하는 계기가 돼 갈등의 골만 더 깊어졌다.



"인스프리트에 투자했던 시점부터 해당 CFO는 회사 업무를 보지 않고 이 전 부회장의 개인 업무만 수행했다"며 "회사 승인 없이 인스프리트의 이사로 취임하는 등 사규 위반행위를 일삼았다"고 KJ프리텍은 설명했다.

무선충전기 사업에 대한 미련도 이 전 부회장이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이유로 꼽힌다.

무선충전기는 케이더파워를 통해 진행하던 사업으로 아직까지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KJ프리텍의 주 거래처인 LG와 사업을 협력해 매출을 일으키고 싶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주주제안에서도 이미 LG전자 출신 인물 2명을 이사로 추천했다.



업계에서는 케이더파워와의 합병이나 추가 투자를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이 KJ프리텍의 경영권을 갖는다면 동일한 사업을 굳이 두 회사로 나눠 진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LG에서 무선충전기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신규 사업 추진은 조심스럽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 전 부회장 측은 적대적 M&A 이슈를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도 가능하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M&A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된다. 여기에 '이기태 효과'는 투자자에겐 구미가 당기는 재료다. 특히 주총 결과에 따라 적대적 M&A가 실패한다면 명분은 충분하다.



적대적 M&A가 실패해도 주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전 부회장이 경영참여를 발표 한 작년 말 이후 현재까지 KJ프리텍의 주가는 8.17% 올랐다.

이기태 전 부회장측은 "KJ프리텍이 불투명한 매각 과정과 불성실 공시로 투자유의 환기종목에 편입되는 등 그 동안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경영투명화,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바람직한 중소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영참여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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