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KJ프리텍 대표, 이기태씨에 쓴소리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3.02.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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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대표 "작년 실적 개선에 '이기태 효과' 없었다" 주장

홍준기 KJ프리텍 (1,385원 ▼15 -1.07%) 대표와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내달 4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홍 대표는 이 전 부회장의 경영권 참여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주총 표 대결을 염두에 둔 수순으로 해석된다.



홍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전 부회장이 지난해 말 자신의 주식의 프리미엄을 보장(개런티)하든지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라고 말했다"며 "제안한 사업 모두 주장과 달리 사업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와 이 전 부회장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 대표는 당시 이 전 부회장의 아들인 종현씨가 개발한 무선충전기를 LG전자에 공급하게 도와주면 KJ프리텍에 투자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자금난을 겪고 있던 KJ프리텍은 2011년 7월 유상증자를 통해 40억원(주식 200만주)을 투자받았다. 이후 그해 말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무선충전기 세미나를 가졌지만 LG전자는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

홍 대표는 "이 전 부회장의 무선충전기는 기존의 LG, 삼성 등이 개발 출시하는 제품과 차별성이 없어 결과적으로 고객이 없는 사업"이라며 "다른 제안인 치매 치료기 사업은 3년 이상의 임상과 50억원의 투자비가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회장이 제시한 치매치료기는 시험용 장비로서 치료기로 인정받기 위해 임상 시험과 양산용 제품 개발이 필요한 상태다. 실제 치료 효과도 검증받지 못해 중소기업이 영위하기 위한 사업으로 적절치 않다고 홍 대표는 전했다.


그는 "삼성전자 CEO 출신인 이 전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 주고객인 LG디스플레이도 거래 관계를 재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실적 개선에 '이기태 효과'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샤프와 같은 부실 거래선을 정리하고 공정자동화 덕분이지 이 전 부회장의 역할이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파견한 CFO와 고문은 전문성 결여 및 사규위반 행위로 모두 해임된 상태다.



금형제작 및 중소형 BLU(백라이트유닛) 생산업체인 KJ프리텍은 2011년까지 3년간 적자 기록 및 KIKO(통화파생상품) 손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매출액 527억원, 영업이익 50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하지만 홍 대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방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전 부회장은 주식 추가 취득으로 지분 17.2%(24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홍 대표의 지분은 7.1%(99만주)에 불과하다.

이 전 부회장은 주주운동 커뮤니티 네비스탁과 손잡고 신규 사업을 위한 정관개정, 이사 정원을 10명으로 확대하는 안 등을 제안한 상태다.



홍 대표는 "우호지분을 더하면 이 전 부회장 수준의 지분을 모은 상태"라며 "올해 내실을 강화해 부채를 줄이고 신규 사업 관련 R&D(연구개발)를 강화해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J프리텍의 주가는 지난 15일 경영권 분쟁 소식이 전해진 뒤 6거래일 연속 12.9% 오르며 2745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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