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스카이폴' 중국서 검열 후 개봉

머니투데이 이호기 국제경제부 인턴기자 2013.01.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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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전세계에서 흥행을 거둔 제임스본드시리즈 영화 '007 스카이폴'이 일부 장면이 삭제되거나 자막이 수정되는 중국 당국의 검열 조치를 받은후 현지에서 21일 개봉했다. (ⓒ소니픽쳐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지난 해 전세계에서 흥행을 거둔 제임스본드시리즈 영화 '007 스카이폴'이 일부 장면이 삭제되거나 자막이 수정되는 중국 당국의 검열 조치를 받은후 현지에서 21일 개봉했다. (ⓒ소니픽쳐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지난 해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 수익을 올렸던 제임스본드시리즈 영화 '007 스카이폴'이 일부 장면이 삭제되거나 자막이 수정되는 검열 조치가 이뤄진 후 중국 현지에서 21일 개봉했다.

외신들은 이 영화에서 중국 당국의 검열에 걸린 장면들은 대부분 중국에게 정치적으로 해가 될 소지가 있거나 사회적, 도덕적으로 금기시 되는 부분들이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검열로 인해 삭제된 대표적인 부분은 중국 상하이에서 프랑스 청부살인업자가 중국 공안요원을 고층 빌딩의 로비에서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이었다. 이 뿐 아니라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한 영화 속 악당 라울 실바가 중국 당국에 의해 고문을 받았다고 발언하는 장면도 모두 삭제됐다.

중국 당국은 이처럼 검열을 통해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을 통째로 드러내기도 했지만, 중국어 자막을 수정해 금기시되는 내용에 대한 노골적인 언급을 피하기도 했다.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주인공 제임스본드가 호스티스에게 질문을 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그 예다.



본드는 이 장면에서 그녀의 몸에 그려진 문신이 어린 나이에 매춘을 강요당해 생긴 흔적인지에 대해 묻는데, 매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중국 당국의 검열을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 장면은 중국어 자막에선 본드가 그녀와 폭력 조직과의 연계에 대해 묻는 것처럼 수정됐다.

이처럼 중국에서 외국 영화가 중국 당국의 검열을 받은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과거 할리우드 영화 중 ▲ '멘인블랙(Men in Black)', ▲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Pirates of the Caribbean : At World's End)', ▲ '미션 임파서블3 (Mission: Impossible 3)' 등의 대작들도 중국에서 검열에 걸려 장면 일부가 삭제되거나 수정된 후 상영이 가능했다.

BBC방송 상하이 주재 특파원은 이번에 '007 스카이폴'이 받은 검열의 수위가 과거 다른 영화에 비해 약했다면서, 일부 중국인들은 해적판 영화를 구해 검열된 장면이 포함된 풀 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역대 14번째 세계 흥행수익 10억 달러(약 1조600억원)를 돌파했던 영화 '007 스카이폴'은 당초 지난 11월에 중국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외신들은 지난 해 11월에 개봉한 중국 영화들의 자국 내 흥행 성공을 보장해 주기 위해 '007 스카이폴'의 개봉이 올해 1월로 늦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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