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람의 인생에서 가족은 가질 수 있는 전부나 마찬가지다. 가족을 잃는다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 된다. 내가 외롭고 힘들 때, 아무도 나를 받아주지 않을 때에도 가족만큼은 나를 받아준다.
그렇게 티격태격하는 사이, 프랭크와 로봇 사이에는 점차 우정이 쌓인다. 프랭크는 자신이 좋아하는 제니퍼가 사서로 근무하는 도서관을 통째로 체험관으로 바꾸려는 사업가의 집 금고를 털어 그를 혼내주기로 결심하고, 로봇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그 와중에 프랭크와 로봇 사이엔 지울 수는 없지만 결국 지울 수밖에 없는 그들만의 비밀 추억이 쌓인다.
#. 프랭크 과거 인생에서 전성기는 화려한 기술을 발휘하던 금고털이 시절이었다. 그 시절을 모두 지나 이제 늙어 버린 프랭크를 로봇은 아무런 가치 판단없이 오롯이 다 받아주며, 인생의 마지막 모험과 추억을 함께 한다. 그렇게해서 로봇은 프랭크의 삶에서 마지막 가족으로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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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과거의 프랭크는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다. 금고털이로 감옥살이를 하고, 또다시 탈세범으로 몰려서 감옥에서 오랫동안 지낸다. 당연히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노년의 프랭크만 보면 자식들과 형식적인 혈연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들과 딸은 이 부족한 아버지를 사랑한다. 다행스럽게도 자식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좋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서관 사서 제니퍼와도 젊은 시절 한때 사랑했던 추억이 있었기에 노년에 다시 좋은 가족 같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가족이란 혈연관계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소중한 추억을 함께 나눠 가지고 있는 사이인지, 얼마나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관계인지를 나타내 단어다. 우리 모두 다시 한번 돌아보자. 가족들과 쌓은 좋은 추억과, 그것들이 씨줄날줄로 엮여 만들어낸 믿음과 유대감의 끈이 내게도 있는지 말이다.
#. 사족. 동명의 역할을 한 대배우 프랭크 란젤라의 연기가 멋지다. 명배우 수잔 서랜든이나 리브 타일러 같은 유명배우들의 조연도 정겹다. 이 영화는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장편영화상인 ‘알프레드 P. 슬론’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