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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힘'비밀은 매일 새벽 6시30분부터…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13.01.02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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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파워그룹, 경영시스템 분석(1)-삼성]

편집자주 한국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이 새해부터 각 계열사 이사회 및 위원회가 중심이 되는 '따로 또 같이 3.0' 그룹운영 체계를 시행키로 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의 경영시스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대표 그룹들의 저력과 효율성은 어디에서 나오는것인지, 운영시스템을 집중 분석한다.


회장-미래전략실-CEO, 독특한 의사결정구조

'삼성의 힘'비밀은 매일 새벽 6시30분부터…


오전 6시 30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42층 '미래전략실' 회의실.

아직 여명이 채 밝지 않은 시간,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발제에 대해 미래전략실 각 팀장들의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 삼성'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자리다.



토론은 직원들이 출근하는 8시 이전까지 1시간 30분 가량 발제와 반론과 합의 과정을 거치며 치열하게 벌어진다. 이런 '아침회의'는 미래전략실 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 CEO 주재로 거의 전 사업장에서 비슷한 시간에 열리고 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과거 구조조정본부(구조본)나 전략기획실(전기실) 시절에는 실장의 지시에 반론은 없이 그 지시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가 결정됐다면, 미래전략실(미전실)로 전환된 이후에는 토론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을 찾는 작업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변화를 추구하자는 취지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이 같은 내부 소통과 토론을 통해 나온 결과물들이 고졸공채, 저소득층 채용 할당, 저소득층 중학생 방과 후 교실인 '드림클래스' 등이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과거 구조본이나 전기실에 단절됐던 소통을 미전실로 바뀐 이후 새로운 시스템 하에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며 "회의에 들어가면 각 팀장들간에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다"고 최근 변화된 모습을 전했다.

동트기 전 아침회의의 주제는 다양하다. 각 계열사간 협의가 필요한 주요 이슈 등에 대해 간혹 해당 기업 CEO들도 자리를 할 때도 있다.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58,800원 ▲400 +0.68%)가 지난해 매출 200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이 30조원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실적을 냈지만 삼성 내부는 '잔치' 분위기가 아니다. 앞으로 다가올지 모를 위기에 대해 '긴장감'이 팽배하다.

삼성이 전자산업의 롤 모델로 생각했고,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샤프, 소니, 마쓰시타(현 파나소닉), 산요 등 일본의 전자업계가 하나둘씩 쓰러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삼성 수뇌부는 간담이 서늘하다.

이건희 회장이 "앞으로 5~10년 후 현재 삼성이 1등을 하고 있는 제품이 모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언급이 물 건너 일본에서 벌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국내 기업의 미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산 정상에 서 보니 발아래 낭떠러지가 있고 그 절벽 길을 아슬아슬한 발걸음으로 조심스럽게 타고 넘는 분위기다.

삼성은 이런 위기감을 반영하듯 처음으로 미래전략실 팀장급과 핵심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이 지난 12월 27일과 28일 양일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1박2일 합숙 세미나를 하며 새해 위기 대응전략 수립에 나섰다. 위기에 대응하는 삼성의 조직력의 원천은 어디서 나올까.

◇삼성의 3각 편대, 회장-미래전략실-계열사 CEO

삼성 경영시스템의 구조는 이건희 회장을 중심으로 이 회장을 보좌하는 미래전략실(실장 최지성 부회장), 그리고 각 계열사 CEO로 구성된 3각 편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회장과 미래전략실 사이 정도의 위치에서 이 회장의 경영구상을 실행하는 실행자로서 최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큰 그림을 제시하고,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이 회장의 청사진을 구체화할 방안들을 각 계열사들과 논의하고, 각 계열사간 역할 조정을 한다.

이 회장은 우수 인재확보와 미래 신수종 사업 찾기, 사회공헌 등 큰 틀의 그림과 '사회와 함께 가는 삼성'과 같은 비전을 제시하면 나머지는 각 CEO들이 부여받은 역할에 따라 기업성과를 최고로 끌어올리는데 전권을 위임받고 진행한다.

이 회장은 사업의 세세한 부분은 각 계열사 CEO에게 일임하는 스타일이다. '믿지 못하면 맡기지 말고, 일단 맡겼으면 끝까지 믿어라'는 선대 호암 이병철 회장의 용인술을 이건희 회장도 따르고 있다. 또 귀담아 듣는 '경청'과 의연한 '목계지덕(나무로 만든 닭처럼 작은 일에 흔들림이 없다는 뜻)'을 중시한다.

미래전략실은 이 회장과 80개 가량의 계열사 CEO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다. 미래전략실은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실차장(사장) 아래에 전략1팀(이하 팀장 김종중 사장), 전략2팀(김명수 부사장), 경영진단팀(정현호 부사장), 인사지원팀(정금용 부사장), 커뮤니케이션팀(이인용 사장) 등 5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전략1팀은 삼성전자 (58,800원 ▲400 +0.68%),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569,000원 ▲19,000 +3.45%), 삼성전기 (135,000원 ▲4,000 +3.05%),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 등 삼성의 전자부문 계열사간 업무조정과 투자조정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각 계열사간 중복투자를 막고, 상호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주업무로 한다.

전략2팀은 전자와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관계사를 지원하는 역할이다. 여기에는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제일모직, 호텔신라, 제일기획, 삼성석유화학 등이 속해 있다. 또 지난해 조직 개편에 축소된 경영지원팀의 재무팀 업무도 전략2팀이 맡고 있다.

경영진단팀은 그룹 내 감사팀과 같은 영역을 하고 있으며, 단순히 각 계열사의 비리적발뿐만 아니라 경영진단을 통해 계열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진단과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인사지원팀은 말 그대로 삼성 내 전 계열사의 신입사원 채용, 외부 우수인재 유치, 사내 인사를 맡고 있다.

커뮤니케이션팀은 홍보와 기획으로 나눠져 있으며, 홍보는 사내외의 주요 사안을 외부로 일방적으로 알리는 과거와 달리 '소통'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팀 명칭도 홍보팀에서 커뮤니케이션팀으로 바꾼 지 오래다. 커뮤니케이션팀은 이인용 사장 주재로 2주에 한번씩 주요 계열사 커뮤니케이션팀 임원 회의를 통해 삼성그룹 전체의 사내외 소통 방향과 정책을 정한다. 커뮤니케이션팀 내 기획총괄은 육현표 부사장이 맡고 있다.

미래전략실 각 팀은 수시로 각 계열사 경영지원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업무조정 등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조정 기능이 필요한 이유는 전자계열을 예로 들더라도 각 계열사들이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동일한 아이템을 각각 시작할 경우 사업의 중복에 따른 손실이 그룹 차원에서 불가피하다. 이를 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각 관계사간 업무 조정을 하게 된다.

다른 그룹도 비슷하겠지만 삼성도 매년 11월말경이면 새년 주요 사업계획이 마무리된다. 각 계열사별로 사업계획을 수립해 미래전략실에서 취합하고, 재조정한 후 11월말경 확정하는 구조다. 이후에는 계획에 대한 점검과 업무적 지원 등은 수시로 논의해 나가는 구조다.

미래전략실 산하 5개 팀 외에 별도 조직으로 삼성의 컴플라이언스 부문은 '준법경영실(실장 김상균 사장)'이 도맡아 하고 있다. 삼성 내부에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관행들에 대한 교육과 문제를 개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법적 분쟁 등이 있을 경우 법무실 역할을 하고 있다. 각 계열사 CEO들은 이사회를 통해 주요 투자 등에 대해 결정한다.


100년 역사의 일본 전자업체들이 하나둘씩 스러져가는 중에도 삼성이 굳건히 버티며 성장할 수 있는 데 대해 후카가와 유키코 일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머뭇거리는 일본 기업들과 달리 한국은 대기업 총수의 강력한 리더십이 기업성장의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총수의 리더십에 컨트롤타워의 조정 능력, 각 계열사 CEO들 각각이 갖춘 경영능력이 '삼위일체'가 되서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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