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에서 인구에 회자되는 말이다. 유명한 소설가 류쩐윈(劉震雲)의 소설 『1942년을 생각한다(溫故1942)』의 마지막에 나오는 글귀다. 소설에서는 “이 양자택일의 선택문제에서 매국노가 됐다”고 밝히고 있다. 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보면 장졔스(蔣介石)의 국민당이 마오저둥(毛澤東)의 공산당에게 패해 타이완(臺灣)으로 쫓겨 간 이유를 알게 된다. 소설의 소재는 1942년, 중국의 허난(河南)성을 휩쓸었던 대기근. 그해 봄부터 이듬해 봄까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10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300만명 이상이 굶어죽은 것으로 전해진다. 비록 정부의 공식 통계로는 아사자(굶어죽은 사람)가 1620명밖에 안되지만…
1942년, 허난성 대기근의 출발은 분명 자연재해였다. 하지만 국민당 정부의 잘못된 대응으로 인재(人災)로 악화됐다. 당시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장졔스는 허난성에 기근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300만명이나 굶어죽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민당 정부의 군대 지휘관이 예산을 더 따내 사복(私腹)을 채우기 위해 병사수를 부풀려 보고하는 것처럼, 허난성 정부 관리들이 기근상황을 부풀렸다고 여겼다.
소설은 1942년 허난성의 대기근을 해결한 해준 것은 역설적이게도 일본군 침략이었다고 지적한다. 군량미를 실어다 허기진 주민들을 구제해 줘 그들의 인심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 극도의 굶주림에 시달리던 수많은 중국인들은 매국노가 됐다. 6만명도 안되는 일본군이 30만명이 넘는 중국군을 삽시간에 밀어붙인 것은 매국노들의 도움이 컸다.
허기진 국민들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매국노가 되도록 한 장졔스. 그는 결국 마오저둥의 공산당에 의해 쫓겨났다. “이재민이 굶어 죽어도 땅은 여전히 중국 것이지만 군인이 죽으면 중국은 망한다”며 이재민의 고혈을 짜냈던 장졔스. 난공불락의 금성탕지(金城湯池)가 무너지는 것은 내부의 반란 때문이고, “국민은 물이고 왕은 배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전복시키기도 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잊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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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은 먹을 것을 가장 중시하고 왕은 국민을 하늘로 여겨야 한다(民以食爲天, 王以民爲天)는 것은 동서고금의 최고 정치 명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패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이 명제를 해결하지 못한 후폭풍 때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앞에도 이 명제는 아주 무겁게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