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년팀 반대하지만 10구단 꼭 필요한 까닭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2.12.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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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 700만 관중시대 불구 프로야구 성장 위기론 심각... 美 7500만, 日 2100만 동원

↑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 SK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구장. ⓒ사진제공=뉴스1<br>
↑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 SK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구장. ⓒ사진제공=뉴스1


30개 구단으로 구성돼 아메리칸, 내셔널 양대리그로 팀당 162경기를 펼치는 메이저리그는 올시즌 7,485만9,268명의 총 관중을 기록했다. 역대 5위에 해당하는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12개 구단이 각각 6개 팀으로 나뉘어 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로 구성된 일본프로야구는 팀당 리그 간 교류전 24게임을 포함해 144경기를 치른다. 올시즌 총 관중 수는 2,137만226명으로 센트럴리그가 1179만536명, 퍼시픽리그는 957만9,690명을 기록했다. 최다 관중을 동원한 팀은 요미우리로 290만3,947명이었다.



물론 국가 인구수와 경기 수에서도 차이가 있다. 미국의 인구는 3억1,400여 만명이고 일본도 1억2,700만명이 넘는다. 한국의 인구는 지난 6월23일 처음으로 5000만명을 돌파했다.

금년 팀 당 133경기로 미국 일본에 비해 적고 절대적으로 짧은 31년의 한국프로야구 역사를 고려하면 올해 한 시즌 700만 관중을 넘어 선 것은 사실 대단하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의 평균 좌석 점유율이 70%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이상 관중 수를 늘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와 비교해 한국프로야구가 가장 열악한 것이 바로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1900년대 들어 대부분의 구장을 신축 혹은 개축했고 일본 프로야구도 최소 2만 명 이상의 구장에 1988년 개장한 도쿄 돔을 시작으로 2005년 세이부돔까지 모두 6개의 돔구장을 갖추었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금년 8개 구단 중 최고의 좌석 점유율인 82.1%를 기록한 삼성이 총 관중 54만 여명에 그쳤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원년 삼성의 홈구장으로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대구 구장은 겨우 1만명 밖에 수용할 수 밖에 없다.


한화의 대전구장이 지난 시즌 후 증축 공사를 해 1만4,500명으로 늘어났다. 광주 구장은 올시즌 초반 KIA 윤석민과 한화 박찬호의 선발 맞대결 때 1만2,500장의 표가 매진됐다. 넥센의 목동 구장 역시 두산과의 10월2일 최종전이 매진됐을 때 1만2,500장이 팔렸다. 수용규모가 1만5000석도 안 되는 구장이 아직도 4개 구장이나 된다.

다행히 광주 구장은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등을 개최하기 위해 2013년 말 완공 목표로 2만2,000석 규모의 새 구장 공사를 금년에 시작했고, 외야 잔디석에 관중석 공사를 하면 언제든지 3만명 수용 규모를 갖추게 된다. 현재로서는 언제 대구에 새로운 구장이 착공돼 완공될 지가 변수이다.

인프라에는 구장뿐만 아니라 시설이 포함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잠실구장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었을 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야구팬이 참석해 잠실구장의 열악한 수유실 사정을 지적했다.

좁기도 할 뿐만 아니라 곰팡이 냄새 등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빅 매치가 열리면 몇 십 미터씩 줄을 서야 하는 여자 화장실도 700만 관중 시대의 한계론에 해당된다. 700만 관중 돌파에는 여성 팬들과 어린이들을 대동한 가족 팬들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700만 관중 시대를 연 한국프로야구가 800만 관중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올시즌 내내 논란의 중심에 있던 사안이다. 홀수 구단이라는 기형으로 운영되는 2013년부터 프로야구의 흥행이 어떻게 변화되리라는 것을 예상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려를 더 표시한다. 내년 시즌 9개 구단 리그가 되면 한 팀은 늘 쉬게 된다. 리그 일정이 늘어나면서 구단 운영비가 증가하는 것에 반해 팀당 경기 수는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5게임 줄어들면서 팀당 약 4억7,000만원의 입장 수입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인프라 개선과 고교야구를 중심으로 한 아마야구 저변 확충이라는 과제가 있으나 더욱 시급한 것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승인해 최대한 빠른 시기에, 가능하면 2014시즌에 10개 구단 체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상으로 무리이기는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 9개 구단이 12월부터 뜻을 모아 빠른 시일 내 제10구단을 추진하면 2014년 10구단도 가능하다.

우연인지 그 배경이 확실하지 않지만 공교롭게도 프로야구 원년 출범 3개 팀인 롯데 삼성 두산이 10구단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개 구단이 지속적으로 프로야구에 투자한 연륜을 고려하면 분명히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8개 구단으로의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빨리 10개 구단으로 가 현재 최고조로 상승하고 있는 프로야구의 열기를 더 뜨겁게 만들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내년 3월에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에서 한국이 과연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프로야구 열기에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1라운드를 통과하더라도 한국 일본 대만 쿠바가 격돌하게 되는 2라운드에서 4강전이 펼쳐지는 미국으로 가는 2위까지에 포함될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겨울 KBO의 주도적인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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