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이 표 떨어뜨린다"…대선 캠프 '舌禍주의보'

뉴스1 제공 2012.10.2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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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두리 기자 =
새누리당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의 번개팅을 갖고 함께 참석한 김상민 청년위원장의 머리를 만지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야권의 '과거사' 비판과 관련, "만약 과거사를 갖고 얘기한다면 어떤 야당 후보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며 "왜 우리는 한 사람만 갖고 40~50년 전 일을 갖고 물고 뜯고 싸우는지. 그것은 '페어(fair:공정)'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2012.10.24/뉴스1  News1 양동욱 기자새누리당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의 번개팅을 갖고 함께 참석한 김상민 청년위원장의 머리를 만지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야권의 '과거사' 비판과 관련, "만약 과거사를 갖고 얘기한다면 어떤 야당 후보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며 "왜 우리는 한 사람만 갖고 40~50년 전 일을 갖고 물고 뜯고 싸우는지. 그것은 '페어(fair:공정)'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2012.10.24/뉴스1 News1 양동욱 기자


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대선 캠프에 '설화(舌禍) 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캠프 관계자들의 잇단 막말 뿐만아니라 과거에 했던 발언까지 논란이 되면서 상대 진영의 집중 포격을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번 대선에서 정책 대결이 위축되고, 정수장학회 문제·서해북방한계선(NLL) 발언 등 과거 사안에 대한 설전이 중심을 이룬 탓에 말실수의 영향력이 커져 자칫 대선 승패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막말 논란으로 파장을 일으킴 인사들이 소속돼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각각 집안 입단속에 신경을 쓰면서도 상대 진영에 대해서는 비난 공세를 퍼붓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성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 공동선대위원장은 최근 2030세대 새누리당 당직자들과 간담회에서 30대 남성 당직자가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내가 '영계'를 좋아하는데 가까이 와서 찍자"고 말해 성희론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박근혜 후보는 왜 김 위원장을 중용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성(性)누리당의 본성이 되살아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때 새누리당은 이미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의 과거 '명박 급사(急死)' 리트윗 사건을 놓고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었다.

새누리당은 일부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보도된 26일 즉각 브리핑을 통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이 심히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29일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김광진 의원의 막말 발언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앞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제윤경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해 트위터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각각 '도둑놈'과 '기생충'으로, 검찰을 '사이코패스' 등으로 지칭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었다.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이 2일 저녁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 MB식 교육정책 폐기, 2012한대련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2.6.2/뉴스1  News1 한재호 기자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이 2일 저녁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 MB식 교육정책 폐기, 2012한대련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2.6.2/뉴스1 News1 한재호 기자
이같은 설화에 민주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터져 나온 인터넷 방송 '나꼼수'진행자 출신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나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주의한 말실수는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층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더구나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추석 이후 거의 한 달간 고착 상태를 보이기 때문에 말실수가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 때도 막말 영향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냐"며 "후보 간의 정책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네거티브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웅 한국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이날 "부동층이 적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고,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도 어느정도 표출된 상황에서 악재로 인한 지지층 이탈 여부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실장은 "유권자들은 긍정보다는 부정적 뉴스에 더 관심을 갖고,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말실수 등이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약한 유권자들 사이에서 이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성주 위원장과 민주당 김광진 의원도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듯 논란 발생 후 즉각 사과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29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항간에 '영계'란 말이 성희롱이라는 말까지 나와 제가 공인이 됐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며 "제 발언이 잘못돼서 누가 됐다면 조심할 것이며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공식 성명을 내고 "저의 표현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청년특보실장 등 문 후보 캠프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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