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여검사 "조롱받는 현실 망연자실…자정능력 발휘해야"

뉴스1 제공 2012.10.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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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지형 기자 =
현직 여성 검사가 검찰 내부 전산망에 검찰이 스스로 노력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검찰 내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소속 A검사는 지난 22일 내부 전산망에 '고언(검찰 개혁 논의를 바라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A검사는 먼저 대법원이 21년 만에 재심 결정을 내린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두고 "(내부)게시판을 뒤져 관련 글을 찾아 읽고 인터넷 뉴스와 비교하다 마음이 아렸다"며 "우리(검찰)의 인식과 울분이 여론과 괴리되고 우리가 불신받고 조롱받는 현실에 망연자실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여러 대선주자들이 앞 다퉈 검찰개혁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는 작금의 현실에 속이 타들어가는 사람이 어디 저 하나겠느냐"며 "동분서주하다가도 허공중에 떠 있는 듯 수시로 밀려드는 불안감과 회의감은 해일이 된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검찰에 대한 불신 중 상당부분은 오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만 참된 무엇이 있듯 비난 받는 것에 어찌 이유가 없겠느냐"며 "더 늦기 전에 우리가 국민과 나라와 검찰의 미래를 위해 우리 내부로 눈을 돌려 자정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검사는 또 "타 부처 공무원들이 '평검사 직급이 3급이나 되냐, 직급 인플레다'라는 취지로 비아냥거리는 것에 서글펐는데 안대희 대선배님의 검찰에 차관급 검사장이 왜 그리 많으냐는 말씀에 여론이 호응하는 것을 보고 더 자괴감을 느낀다"라는 심경도 밝혔다.

아울러 A검사는 "우리가 제 몫을 한다고 여겼다면 아무리 검사 직급이 높아도 차관급 검사장 자리가 많아도 국민이 (직급이) 높다거나 많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원장은 얼마전 '경찰에는 차관급 인사가 1명인데 반해 검찰에는 차관급 인사가 55명이나 된다'고 지적하며 강도 높은 검찰 개혁안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글은 현재까지 2000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동료 검사들은 대체로 여러 댓글을 통해 '서로 의견을 논의하고 고민을 나눠야 한다'며 이 글을 지지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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