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전환 대기업, 체제 밖 계열사 30% 달해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2.10.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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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지주밖에서 지주사 지배… 그룹전체 장악

대기업들이 지주사체제 전환 이후에도 30%가 넘는 계열사를 지주체제 밖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주회사 현황 분석'에 따르면 15개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전체 계열사 635개 중 194개가 지주회사에 편입되지 않은 채 총수일가의 지배를 받고 있다.

지주회사 편입 비율은 2010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0년 73.3%이던 지주회사 편입율은 9월 말 현재 69.4%로 내려섰다.



지주회사 편입율이 가장 낮은 대기업집단은 GS (44,900원 ▲150 +0.34%)로 73개 계열사 중 25개만이 지주체제 내에 위치해 있었다. 반면 한진중공업은 체제 밖 계열사가 한곳도 없었다.

지주회사 밖에 계열사를 두는 이유는 다양했다. 친족간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두고 계열사를 나누어 지배하는 형태가 가장 많았고 사업 연관성이 있는 계열사는 수직계열화된 지주체제 안에 두고 그렇지 않은 계열사는 밖에 두는 경우도 있었다. 지주사 편입 요건이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체제 밖 계열사를 유지하는 대기업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체제 밖 계열사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지배 형태는 SK C&C (166,000원 ▼2,900 -1.72%)가 대표적인 경우다. SK그룹 총수일가는 지난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지주사인 SK홀딩스 지분율을 높이는 대신, 체제 밖 계열사지만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SK C&C (166,000원 ▼2,900 -1.72%)의 SK홀딩스 지분율을 끌어올려 그룹 전체를 간접 지배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때문에 SK 총수일가의 지주사(SK홀딩스) 지분율은 0.1%에 불과하다. 대신 SK C&C 지분율은 48.5%에 이른다.


지주사로 전환한 다른 대기업들은 지주사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율이 20~70%에 달한다.

한편 체제 밖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0.67%로 전체 평균(13.2%)을 밑돌았지만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49%인 체제 밖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8.29%에 그쳤지만 총수일가 지분율이 100%인 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52.1%에 달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일부 대기업의 경우, 체제 밖 계열사를 통해 지주체제 전체를 실효 지배하는 비정상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그룹 장악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를 체제 밖에 두는 경우, 사익추구 가능성도 있다"며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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