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벤처, 10년새 인터넷 대표로 우뚝 '70배 대박'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2.10.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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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상장 10년, 시가총액 12조원 상위 14위… 모바일시장이 향후 10년 주가 열쇠

무명벤처, 10년새 인터넷 대표로 우뚝 '70배 대박'


2002년 10월29일 코스닥 시장에는 파란이 일었다. 인터넷 장외업체였던 NHN (196,800원 ▲2,200 +1.13%)이 코스닥에 등록하자마자 공모가 2만2000원에서 100% 뛰어오르며 시가총액 상위 14위에 올라버린 것. 자사주를 보유한 NHN 직원들의 입은 귀까지 찢어졌다.

NHN의 대박은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400대 1을 넘어서며 일찌감치 예정됐다. 1999년 6월 29일 벤처기업 네이버컴으로 설립된 후 꼭 3년 4개월 만이었다. 김범수 카카오톡 의장이 설립한 한게임과 이해진 NHN (196,800원 ▲2,200 +1.13%) 의장의 네이버컴㈜이 합병한 결실이자 새로운 성공의 시작이었다.



코스닥 등록 후 10년이 흐른 현재 NHN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거쳐 2008년 11월 거래소로 적을 옮겨 '성장하는' 가치주로 자리잡았다. 공모가 기준으로 1636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24일 현재 12조4891억원로 상위 14위. 국내 굴지의 통신사 SK텔레콤 (51,400원 ▲600 +1.18%)과 비등한 수준이다.

10년 전 NHN 공모주에 청약해 지금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있다면 수익률이 70배에 달한다. NHN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엔 '그 때 NHN 주식을 사거나 NHN으로 이직을 했으면 이렇게 안 살 텐데'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외국인의 투자 비중도 55%를 넘어 50% 수준인 삼성전자를 앞선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보다 외인의 선호도가 높은 검증된 기업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 중 NHN보다 외인 비중인 높은 기업은 신한지주뿐.

한 증권사 연구원은 "99년부터 소프트웨어와 SI(시스템 인테그레이션) 등 IT섹터를 맡아왔지만 당시 담당했던 기업들 중 지금 남아있는 기업이 드물다"며 "애널리스트들에게 NHN은 다사다난했던 IT 섹터 내에서 밥줄 같은 종목"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확실한 시장지배력이 모바일환경에서도 유효하냐는 것. 페이스북이 상장 첫 날 시가총액 1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해성처럼 증시에 등장했다 순식간에 반 토막으로 하락하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는 NHN도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매출이 30%씩 늘고 영업이익률이 40%에 달하던 NHN도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돈 시기가 있다. 중국 아워게임을 철수하고, 일본에서의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2009~2010년 주가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다.

현재 NHN의 주가 25만9500원(24일 종가 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기 전인 2007년 10월의 최고가 30만원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가격이다. 증권업계는 향후 NHN의 주가 향배는 모바일 시장에서의 진검승부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년 후 NHN의 최상의 시나리오는 라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비용대비 효과적으로 진출해 검색과 게임 등 기타 서비스를 붙여 글로벌업체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출시 16개월 만에 가입자수 6800만명을 넘은 모바일메신저 라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라인은 NHN이 웹과 단절한 첫 시도로 해외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 수익모델이 본격 도입되면 NHN 주가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의 모바일 검색 점유율(안드로이드폰 기준)은 이미 73%에 달하고, 모바일 쿼리가 증가하면서 모바일 검색광고 매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월 모바일쿼리는 전체 쿼리의 46%를 차지했고 모바일 검색광고도 전체 검색광고의 12%로 늘었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결국은 모바일 플랫폼이 성장축이 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클라우드 컴퓨팅, 로컬광고, 모바일커머스, 모바일 게임플랫폼 등 비즈니스가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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