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지주사 전환, 복잡해진 한미약품의 셈법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2.10.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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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동아제약 지분 8.7% 보유…매도·주식스왑 등 선택 다양

동아제약 (112,300원 ▼1,700 -1.49%)이 지주회사 전환에 나서면서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한미약품(한미홀딩스 포함)은 동아제약 지분 8.7%(96만9647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다. 한미약품은 동아제약 주식을 사는데 730억원을 투입했고 1주당 평균 매입단가는 7만5285원이다.

한미약품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되는 한양정밀도 동아제약 지분을 3%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 보유규모가 10%를 넘는 탓에 "단순 투자일 뿐"이라는 한미약품의 공식적인 입장과 상관없이 동아제약의 '잠재적 경영권 위협자'로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런데 지난 23일 동아제약이 2013년 3월1일자로 지주회사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만들고 ㈜동아(가칭), 동아제약(비상장)으로 분리시키기로 한 것. 기존 동아제약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1주당 새로운 ㈜동아 주식0.63주,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식 0.37주를 각각 받게 된다.

지주회사 전환이 이뤄지면 취약한 동아제약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의 주식스왑(맞교환)을 통해 강신호 회장 등 동아제약의 현 대주주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분율을 높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현재보다 상승하고, 향후 사업부가 여러 회사로 분할되면서 종종 대두되는 M&A 이슈는 실현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동아제약 보유지분에 대해 한미약품이 할 수 있는 액션은 크게 2가지다. 먼저 지주회사 전환 전에 한미약품이 지분을 처분하거나, 지주회사 전환 이후에도 현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둘째 동아제약 지주회사 전환 이후 현물출자 방식의 주식스왑(맞교환)에 참여하는 것이다.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보유지분 평가액은 25일 종가(10만7500원)를 기준으로1042억원. 주식평가이익은 312억원, 평가수익률은 43%다. 지주회사 전환 이후에도 주식을 팔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발생할 변수는 많지 않다.


다만 주식스왑의 경우 상황이 복잡해진다. 한미약품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분을 늘릴 수도 있고 반대로 ㈜동아의 지분을 늘릴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이뤄지면 지주회사보다는 사업회사가 견조한 주가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단순 투자라면 한미약품이 동아쏘시오홀딩스 보다는 사업회사인 ㈜동아의 지분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반면 한미약품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식을 늘리게 되면 동아제약 현 경영진의 경영권을 압박할 수 있는 불씨를 남길 수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동아제약 지주회사 전환은 우리의 의견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며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 아직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동아제약이 한미약품의 보유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동아제약이 한미약품이 보유한 지분을 받아줄 의향이 있다는 것을 피력해 왔다"며 "지주회사 전환을 전후해 한미약품이 주식을 동아제약에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보유지분 현황]
↑단위:주,원,%↑단위: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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