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3 대 1', 청약대박 부산 오피스텔 가보니

머니투데이 부산=송학주 기자 2012.10.2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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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부동산 활황이라는 부산·영남 가보니]<1>100층 '마천루'도 지지부진

'2043 대 1', 청약대박 부산 오피스텔 가보니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옆 '해운대푸르지오시티' 모델하우스. 숙박시설로 용도 변경할 수 있는 '서비스드 레지던스형'으로 홍보하며 분양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모델하우스에 들어서자마자 보건복지부가 올 1월 발표한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에서도 숙박업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크게 복사한 광고판이 눈에 들어왔다. '레지던스'는 쉽게 말해 호텔형 주거 형태를 말한다.



↑해운대 해수욕장 옆 '마린시티' 초고층 아파트 전경.ⓒ송학주↑해운대 해수욕장 옆 '마린시티' 초고층 아파트 전경.ⓒ송학주
이 오피스텔은 지난 6월 분양 당시 평균 63대 1, 최고 2043.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부산 오피스텔의 분양 열풍을 주도했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분양 관계자는 "현재 전용면적 25~29㎡의 원룸 336실은 모두 분양 마감됐고 49~59㎡, 84㎡ 등 방 2개 타입만 약간 남아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분양이었다"며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뛰어난 입지와 근처에 들어서게 될 101층 규모 '해운대관광리조트' 등 관광객을 상대로 단기 임대가 가능하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 '해운대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 조감도.ⓒ대우건설 제공↑ '해운대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 조감도.ⓒ대우건설 제공
◇10% 수익보장 등 고수익 미끼(?)
이처럼 오피스텔에 숙박 개념을 도입한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특히 해운대 해수욕장을 끼고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이후 부산에서 분양중인 오피스텔은 7918실로, 이중 레지던스 유력 지역인 해운대구(4336실)와 수영구(1060실)가 전체의 68%나 차지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분양 관계자는 "해운대 관광객을 유치해 숙박업을 하기 때문에 연간 분양가의 10% 넘는 수익을 보장한다"고 홍보했다.

'2043 대 1', 청약대박 부산 오피스텔 가보니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해운대푸르지오시티'의 경우 25㎡ 원룸 분양가는 1억4000만원. 은행대출 5000만원(대출금리 4.5%)을 끼고 매입했을 때를 가정하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을 받아야 10.69%(공실에 따른 임대소득 10% 감소 포함) 수익률이 나온다.


하지만 주변 시세는 월세 60만원 선에 형성돼 있고 7~8월 성수기에만 2배인 120만원 이상의 월세를 기대할 수 있는 점을 반영하면 10% 수익률을 거두긴 쉽지 않다.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부산에는 2013년 파크하얏트호텔과 2015년 동부산관광단지내 콘래드힐튼호텔이 각각 들어서고 신라호텔도 해운대해수욕장 초고층 빌딩인 '해운대관광리조트'에 임대로 들어선다"며 "부산에만 현재 50개가 넘는 관광호텔이 있고 '레지던스'까지 몰리면 얼마 안돼 공급이 넘쳐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적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건축법상 숙박시설이 아닌 영업용 오피스텔로 허가받은 후 숙박업을 하고 있다면 업무정지를 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레지던스 투자시 수익률 현실성과 숙박시설인가를 받았는지 등 계약조건을 잘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 중앙동 108층 '롯데타운' 건설현장.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송학주 기자↑부산 중앙동 108층 '롯데타운' 건설현장.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송학주 기자
◇부산 '명물'이 될 100층 이상 '마천루' 사업도 불투명
'해운대푸르지오시티'의 분양 성공에는 근처에 들어서게 될 101층짜리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 영향이 크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주변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해서다.

하지만 현재로선 사업 진행을 확신하기 어렵다. 건물 층수를 108층에서 101층(411m)으로 낮춰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지만 지난 5월 부산 시민들의 반발로 사업승인 취소소송이 열리기도 했다.

해운대 센텀시티내에서 108층 규모로 추진돼 온 '솔로몬타워(WBC)' 사업도 착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솔로몬그룹이 사업승인을 받아 사업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착공을 앞둔 시점에서 대출금 연체를 둘러싼 대주주간 갈등으로 사업부지가 공매로 넘어갔다. 최근엔 소유자에 대한 금융감독원 제재, 지상권 소송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중앙동에 건축되고 있는 107층짜리 '롯데타운'만 지난 3월 공사를 시작했다. 2001년 착공했으나 6차례의 설계 변경을 거쳐 2017년쯤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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