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경제민주화,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지혜 기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가 10일 오후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경제민주화, 과연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싸워야 하는 것처럼 경제적으로 싸우지 않고, 방어하지 않으면 잃게 될 것"이라며 경제민주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는 "경제가 발전하면 불형평성이 나타난다는 건 연구로 입증됐다"며 "현재 사회는 소수에게 무게추가 기울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정치인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사회도 아니며, 광범위하게 협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벌해체까지 거론되는 국내 정치적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재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중소기업은 좋고, 대기업은 나쁘다는 선입견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벌을 적으로 규정하는 논리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재벌의 힘을 어떻게 통제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재벌에 대한 규제와 제한은 필요하지만 절대적 영향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금융산업 전망에 대해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그동안 금융이 생산적인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금융산업의 규모를 줄여야 할 때"라며 "차입규모와 파생상품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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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폴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의 수출의존형 경제구조 탓에 글로벌 경체침체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국은 이런 상황을 극복할 충분한 재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이번 강연은 개교 115주년을 맞아 숭실대가 마련한 '2012 숭실석좌 강좌'다.
신케인스학파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폴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을 통합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