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전세 전쟁'…석달새 60% "폭등"

머니투데이 세종시=송학주 기자 2012.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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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인근 노은·조치원·오송까지 아파트 전세 품귀…인근 KTX 역세권도 '들썩'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전경. ⓒ송학주 기자↑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전경. ⓒ송학주 기자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해 주변에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네요. 함께 내려오는 직원들 2~3명과 함께 거주할 아파트를 찾고 있어요."(정부과천청사 근무하는 한 공무원)

 "한 달 뒤에 구할 집을 미리 알아보는 건 의미가 없어요. '첫마을' 아파트의 경우 일주일내로 잔금 처리까지 하지 않으면 계약이 안돼요." (세종시 첫마을 인근 S공인중개업소)



 이달 14일 국무총리실 1그룹 140명을 시작으로 세종시로의 중앙 정부부처 이전이 본격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현지에선 이미 전셋집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첫마을'을 비롯해 인근 대전 노은지구, 충북 연기군 조치원, 청원군 오송지구 등 주변지역도 전세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전세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KTX(고속철도)를 타고 출퇴근하려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KTX 이용이 비교적 쉬운 서울역, 광명역, 오송역 인근 아파트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광명역을 이용하면 세종시 인근 오송역까지 30분대에 닿을 수 있고 오송역부터는 셔틀버스가 운행되기 때문이다.



↑세종시 첫마을 입구에 들어서 있는 모델하우스. ⓒ송학주 기자↑세종시 첫마을 입구에 들어서 있는 모델하우스. ⓒ송학주 기자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 '폭등'…인근 지역까지 물건 '품귀'
 첫마을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전세 매물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그나마 나와 있는 전세 물건도 큰 평수대인데다, 보증금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첫마을래미안' 84㎡(이하 전용면적) 전셋값은 1억3000만원 선으로, 입주 초기인 지난 6월에 비해 5000만원 가량 폭등했다.

 첫마을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를 구하려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온다"며 "당장 계약하는 게 아니라면 전세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금씩 전세 물건이 나오고 있지만 5개 부처 이전이 시작되는 11월 이후에는 전셋집 구하기가 아예 불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형 전셋집 찾기는 이미 어려운 실정이다. 첫마을 1단계 퍼스트프라임은 2200가구 규모의 대단지이지만, 계약 가능한 전세 물건은 손에 꼽힐 정도이고 나오자마자 계약된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전세 물건이 없다보니 집주인들도 보증금을 올리는 추세다.


↑대전 노은지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전세 물건 리스트가 붙어 있다. ⓒ송학주 기자↑대전 노은지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전세 물건 리스트가 붙어 있다. ⓒ송학주 기자
 이처럼 세종시내 전세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주변 지역 전세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대전 노은지구다. 세종시까지 자동차로 10분대여서 출·퇴근이 가능하고 극장, 병원, 대형마트 등 상권도 이미 형성돼 있어 주목받고 있다.

 노은동 '열매마을9단지금성백조' 84㎡ 전셋값은 2억원 선으로, 최근들어 물건 소진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노은동 G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 아파트도 주택시장 불황으로 올 초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떨어졌지만, 대전 외곽에 비해선 하락폭이 크지 않고 세종시 영향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연기군 조치원이나 청원군 오송지구도 전세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세종시 첫마을, 대전 노은지구 등에 비해 싼데다, 기존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 세종시 부근 주요아파트값 및 전세 비교표.↑ 세종시 부근 주요아파트값 및 전세 비교표.
 ◇노은지구, KTX 역세권 등 '빨대 효과' 기대
 세종시 분양시장은 여전히 활황세다. 지난 5일 청약을 실시한 1-3생활권 L4블록의 경우 1순위에서 평균 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세종시나 인근 지역 토지시장 역시 분위기가 좋다. 세종시 땅값은 지난 7월 한달간 전월대비 0.68% 상승하면서 3월 이후 5개월 연속 전국 1위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관련 인프라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주거·상업·문화시설은 주변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첫마을 입주민들의 경우 아직도 장을 보려면 노은지구나 조치원까지 나가야 한다.

 이런 이유로 주변지역들이 세종시의 주거·상업 수요를 흡수하는 '빨대효과'가 당분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전시 관평동 G공인 관계자는 "노은지구를 넘어 이 곳까지 집을 구하려는 이들의 문의 전화가 온다"며 "세종시가 안정되기까지 7~8년간은 이 지역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광명역이나 오송역 주변도 수혜를 보고 있다. 오송역 인근 '대원칸타빌' 84㎡는 2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주변지역에 비해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광명역세권 휴먼시아4단지 84㎡도 전셋값은 올 초(2억2000만원)보다 4000만원 오른 2억6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충북 청원군 오송역 인근 아파트 전경.ⓒ송학주 기자↑충북 청원군 오송역 인근 아파트 전경.ⓒ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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