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2000cc 미만 격돌, '3가지' 없으면 안 팔린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2.08.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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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비+상대적 저가+브랜드 가치’ 갖춰야...하반기도 2000cc 미만이 격전장

고유가와 경기 악화 등으로 수입차도 실속형 소비가 대세다.

‘고연비+저렴한 가격+브랜드 가치’ 등 3박자를 갖춘 차종이 아니면 수입차 시장에서도 살아남기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올 1-7월 배기량 2000cc 미만 차량의 판매량은 3만514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456대보다 38.1% 늘어났다. 전체 수입차 판매대수 중 점유율은 42.1%에서 48.1%로 뛰었다.



2000cc 이상~3000cc 미만 역시 강세였다. 1~7월까지 판매량은 전년대비 26.6% 늘어난 2만5148대로 점유율이 32.8%에서 34.4%로 늘었다.

반면 3000cc 이상-4000 cc 미만인 모델은 판매가 13.3% 감소했고 점유율도 19.9%에서 14.3%로 줄었다. 4000 cc 이상 차종은 판매량이 27.9% 급감했다. 점유율은 5.2%에서 3.1%로 역성장을 했다.



베스트셀러 차종을 봐도 이 같은 저배기량 선호현상은 확연히 드러난다. 올 베스트셀링카 1-10위 중 2000cc 이상인 차는 토요타 캠리(2494cc), 메르세데스벤츠 E300(3498cc), 아우디 A6 3.0TDI 콰트로(3489cc) 등 3차종 뿐이었다.

고유가로 인해 연료가 적게 드는 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국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그렇지만 단순히 배기량이 낮다고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가격도 기존 모델이나 경쟁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야 하고 브랜드도 갖춰야 한다.

이를테면 2000cc 미만 세그먼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BMW의 520d, 320d, 528 등이다. 520d는 4744대, 320d는 2528대, 528은 2322대가 팔렸다.


올 1-7월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각각 1, 4, 5위를 차지한 이들 모델의 공통점은 엔진을 다운사이징해 연비를 높인 것은 기본이고, 기존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에 BMW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달고 있다는 점이다.

2000cc 미만에서 BMW의 뒤를 이은 건 폭스바겐의 골프 2.0TDI(1808대)와 티구안 2.0TDI 블루모션(1689대)이다. 토요타의 프리우스(1357대), 메르세데스 벤츠 C200(1296대)도 1000대를 넘겼다.

미니 쿠퍼 D(1119대)도 만만치 않았다. 국내서 판매되는 전 차종이 2000cc 미만인 미니 브랜드는 1-7월 판매량이 지난해 보다 17.9% 늘어난 3138대로 2000cc 미만 시장의 강자 자리를 이어갔다.

모든 2000cc 미만급 차종이 강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미쓰비시의 RVR 2륜 구동모델(3190만원)은 단 1대가 팔리는 굴욕을 경험했다. 가격은 비싸지 않지만 연비(12.4km/L)나 브랜드 가치에서 밀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000cc 미만급이 주류가 되면서 수입차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이 세그먼트는 일대 전쟁을 벌이고 있다.

BMW의 질주에 맞서 아우디는 최근 터보 직분사 디젤엔진을 장착한 ‘A6 2.0 TDI’와 4륜구동 콰트로 시스템이 추가된 ‘A6 2.0 TFSI 콰트로’를 라인업에 보강했다. 폭스바겐은 2.0TDI가 주력인 파사트를 회심의 카드로 꺼내 들며 승부수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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