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상승반전..어떻게 대비할까?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2.07.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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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의 글로벌 본드워치]유럽위기 해법 찾아가며 장기적으로는 상승 불가피

오르기만 할 것 같은 미국 국채 가격이 떨어질 때를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지난 6월 10년 만기 미 국채 가격이 3월 이후 처음으로 월 기준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유럽 위기 악화와 미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에 지난 달 초 역대 저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전해진 유럽 정부들의 유럽 위기 진화를 위한 합의 소식들에 5월 31일 1.56%이었던 10년 물 금리는 6월 29일 1.65%까지 상승했다. 6월 1일 2.51%로 역대 저점을 나타냈던 30년 물 금리도 29일 2.75%까지 올라섰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 국채 금리는 지난 3월 후 유로존 위기 악화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10년만기 국채 금리의 경우 3월 2.39%까지 오른 후 지난 1일 역대저점인 1.44%로 떨어졌다. 투자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3개월간 미 장기 국채 펀드 투자자들은 12.5%의 수익률을 거머쥐었다.

6월 금리 상승은 5월 낙폭이 워낙 컸던 탓도 있다. 5월 10년 물 금리는 36bp 급락했는데 이는 9개월 내 최대다.



아이러 저지 크레디트스위스 투자전략가는 "디플레 압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이 현재의 국채금리 수준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유럽이 어떻게든 상황을 해결해가고 미 경제가 서서히 안정화된다면 상당한 국채 랠리를 예상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미 국채 전성시대가 마냥 이어질 순 없다는 전망을 강화하는 대목이다. 금리가 워낙 하락한 상황이라 불안감은 더 하다.

1990년대 초 9%대에서 7%대로 하락한 미 10년물 금리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4% 초반까지 하락한다. 1999년 반등했던 국채 금리는 2000년대 이후 계속해서 하락추세를 이어가 2002년 3%대에 진입했으며 2008년 말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2%대로 급락한 후 유럽 위기 심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영향에 1%대로 내려앉았다.


조셉 데이비스 밴가드 대표는 미래 채권 수익률이 저조할 것이며 대신 주식 수익률이 매우 뛰어날 것이라 예측하는 인물이다. 그는 많은 이들이 1950년대 시나리오를 반복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전한다. 당시 채권 금리가 역대 저점 수준에서 오르고 있었고 그 후 20년 간 채권 수익률이 주식 수익률에 상당히 뒤쳐졌다.

물론 일본 같은 특수한 경우가 있긴 하다. 일본 버블붕괴가 본격화 된 시점을 1991년으로 보는데, 버블붕괴 직전인 1990년 9월 8%대였던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1992년 초 3%대로 급락한 후 1998년 1%대까지 하락, 이후 10여 년 간 1~2%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구조나 경제기반이 일본과 다른 미국이 일본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

천 왕 로이트홀트 그룹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장기 국채 금리가 단기적으로는 더 떨어지겠지만 유럽 위기가 해법을 찾으며 다시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현재 1.6%인 금리가 2.25~2.5%로 빠르게 오를 수 있다"며 그의 채권 펀드에 3년~7년 만기의 투자적격등급 회사채나 고등급의 지방채,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등 비(非) 국채를 포함해 뒀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더 높아질 것을 예상해 하이일드(투기등급) 회사채는 포트폴리오에 최소한의 비율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방어가 최선의 전략이란 설명이다.

유명 자산배분 전문가인 윌리암 번스타인은 금리 상승이 이를 예상치 못했던 투자자들에게 타격을 입힐 가능성을 경고한다. 특히 장기채 투자자들이 입을 수 있는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번스타인은 현재의 매우 낮은 국채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기도 힘들다고 말한다. 그는 채권투자자들이 현재 극단적으로 낮은 수익률/높은 위험을 추구한다고 경고한다. 마치 지금의 채권투자가 1990년대 기술주 투자에 우르르 몰렸던 상황을 연상시킨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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