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자족도시의 꿈 '동탄'…"구원투수 뜬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6.3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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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후']동탄신도시 개발 10년…베드타운의 한계를 넘어서다

편집자주 "서울 등 수도권 집중 억제와 국토균형발전 실현, 생태도시 건설을 통한 친환경 인간중심 주거단지 조성, 첨단산업 중심의 성장거점도시…." 경기 화성시 반송동 석우동, 동탄면 일원에 자리잡은 동탄신도시는 베드타운(Bedtown)으로 전락한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과오를 교훈삼아 조성된 계획도시로 판교, 광교, 운정, 한강, 양주옥정 등과 더불어 제4차 국토종합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된 2기 신도시 중 한곳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1지구 전경 ⓒ민동훈 기자↑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1지구 전경 ⓒ민동훈 기자


◇'첨단 자족형 계획도시' 불붙은 동탄
정부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제4차 국토종합계획과 제2차 수도권정비계획 등을 통해 동탄신도시를 구상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는 물론 동탄신도시 북측에 위치한 수원 삼성연구단지, 기흥 삼성반도체, 화성 삼성산업단지 등과 연계해 첨단반도체 산업시설을 유치해 '미래형 첨단 자족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친환경 자족도시의 꿈 '동탄'…"구원투수 뜬다"
 동탄신도시는 이미 입주를 완료한 동탄1지구와 다음달 분양을 앞둔 동탄2지구, 산업시설이 밀집한 동탄산업단지를 합쳐 약 3502만3383㎡ 규모에 15만여가구를 수용하는 매머드급 신도시다.

분당의 1.8배, 일산의 2.2배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신도시지만 거주 인구는 분당의 절반에 불과한 저밀도 도시로 계획됐다. 평균 용적률이 170% 수준으로 평균 197%가 적용된 1기 신도시에 비해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확보했다.



 2004~2005년 분양 초기 동탄1지구 시범단지의 3.3㎡당 평균분양가는 742만~795만원이었다. 1순위 청약률이 7.9대1에 달하는 등 분양도 성공적이었다. 시범단지에 이어 총 세 차례에 걸쳐 동시분양이 이뤄졌으며 3차 동시분양 당시엔 3.3㎡당 분양가가 870만원을 넘어섰다.

동탄1지구 랜드마크로 조성된 메타폴리스는 3.3㎡당 1367만~1826만원, 평균 1560만원에 공급되며 고분양가 논란도 일었지만 불붙은 청약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2006년 입주가 시작되면서 동탄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은 치솟는 집값에 들떴다. 3.3㎡당 700만~800만원대였던 아파트값이 2007년 1분기 1374만원으로 급등하더니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직전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석우동 K공인 관계자는 "2004년 분양 당시 전매제한이 묶여 있었는데도 공공연히 몇 천만원씩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이 거래되기도 했다"며 "입주 시점엔 두 배 가까이 시세차익을 올린 투자자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불 꺼진 '동탄'
동탄신도시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동탄1지구 3.3㎡당 평균 아파트매매값은 2008년 3분기 1231만원, 4분기 1129만원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금융위기가 정점이었던 2009년 1분기엔 1090만원까지 하락했다.

2009년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1지구 아파트값은 유로존 재정악화 위기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6월 현재 3.3㎡당 1188만원을 기록중이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지구 시범단지인 한빛마을삼부르네상스 85㎡(이하 전용면적)는 연초 3억4500만~3억75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최근엔 3억원 초반 급매물이 나왔다.

친환경 자족도시의 꿈 '동탄'…"구원투수 뜬다"
일단 거래 자체가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70%선까지 치솟았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상태에서 매매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푸념이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동시분양을 앞둔 동탄2지구도 시세하락의 배경으로 꼽는다. 동탄2지구 분양가격은 1지구 매매가보다 다소 낮은 3.3㎡당 1050만∼1100만원선으로 예상된다.

 다만 2지구의 부정적 영향만 논하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여전하다.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동서로 나뉘었지만 동탄신도시라는 큰 틀로 묶여 있는 만큼 2지구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1지구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북측지역에 위치한 삼성반도체 전경 ⓒ민동훈 기자↑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북측지역에 위치한 삼성반도체 전경 ⓒ민동훈 기자
 1지구 북측에 삼성반도체 화성3단지가 확장되는 점도 호재가 될 것이란 의견이다.라인 증설에 따른 인구유입이 최소 1만명 이상 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추가적인 주택수요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반송동 H공인 관계자는 "1지구가 4만가구 규모인데 삼성반도체 종사자만 6만명이 넘어 현재도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라인 증설에 따른 인구유입이 본격화되면 집값은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지구가 동탄신도시 성공의 가늠자"
동탄신도시는 1지구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문제는 11만5000여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2지구다.

 2401만4896㎡ 부지에 조성되는 2지구는 1지구(903만6000㎡)의 두 배가 넘는다. 업무시설용지(27만3000㎡) 테크노밸리(143만㎡) 동탄산업단지(197만2000㎡)가 포함돼 있어 1지구보다 자족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그동안 동탄신도시의 약점으로 지적된 서울로의 접근성도 KTX(고속철도) GTX(광역도시철도) 제2외곽순환도로 등을 중심으로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실제 KTX 개통시 강남 18분, 전국 2시간 내 도달할 수 있는 교통인프라가 깔린다.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에 건설될 예정인 복합환승센터를 통해 10분 이내에 KTX, 신교통수단, 버스, 자전거 등 대중교통간 환승이 가능해진다.

 정부의 5·10대책도 동탄2신도시에 호재다.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완화하면서 85㎡ 이하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이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어 입주 전에 분양권을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석우동 K부동산 관계자는 "동탄2지구는 KTX와 GTX가 통과하고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된다는 점에서 동탄1지구에 비해 투자가치가 월등히 높다"며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 있는 만큼 2지구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1지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2지구의 개발전 모습 ⓒLH 제공↑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2지구의 개발전 모습 ⓒLH 제공
 이같은 호재에도 2지구의 성공을 장담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일단 11만5000여가구가 일시에 나온다는 점에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 최근까지도 분양에 어려움을 겪는 김포한강신도시가 대표사례다. 전매제한 완화도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인근 광교신도시 역시 전매제한 혜택을 받아 이들 지역에서 매물이 나오면 2지구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입지조건이 좋고 1지구에서 갈아타려는 대기수요도 있어 1차 동시분양의 흥행은 가능할 것"이라며 "여전히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2지구의 대규모 물량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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