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속 한국 슈퍼리치 부동산 늘렸다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권화순 기자 2012.06.1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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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슈퍼리치 보고서] 총자산 62.4%가 부동산 비중 확대

부동산은 역시 한국 슈퍼리치의 재테크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 have item)이었다. 슈퍼리치들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도 총보유자산 중 부동산 비중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자산은 한 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하지 않고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자산관리 기본전략에 충실한 것이다.



글로벌 위기속 한국 슈퍼리치 부동산 늘렸다


머니투데이가 오프라인신문 창간 11주년을 맞아 국내 7개 대형증권사에서 슈퍼리치만 관리하는 145명의 PB(프라이빗뱅커)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슈퍼리치의 총보유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은 평균 62.4%(무응답 8명 제외)로 금융자산(37.6%)을 1.6배 이상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리치의 부동산 비중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커지는 추세다. 메릴린치의 '2008년 아시아·태평양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우리나라 부자들의 총 보유자산 대비 부동산 비중은 평균 40%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KB금융그룹이 같은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부동산 비중이 58%에 달했고, 이번 조사에서는 더 높아졌다. 이는 국내 슈퍼리치의 부동산 선호의식과 수익형 부동산 투자 열풍, 상대적으로 덜 빠진 부동산 가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곽상준 신한금융투자 PWM압구정센터 팀장은 "부동산은 국내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산관리 수단으로 글로벌 위기에서도 상가나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니즈가 많다"며 "자산디플레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금융자산 가치가 더 많이 하락한 것도 부동산 비중이 확대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슈퍼리치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전반적으로 분산투자에 충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상품별로는 예·적금이 평균 27.0%(무응답 6명 제외)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이어 채권(23.6%) 주식(21.7%) 펀드(14.4%) 파생상품(10.2%) 보험 및 기타(3.1%) 순이었다.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주식, 펀드 등을 리스크 있는 금융자산으로 본다면 슈퍼리치는 금융자산의 46.3%를 위험자산으로, 나머지 53.7%를 안전자산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KB금융그룹이 실시한 설문조사 때보다 위험자산 비중(53.8%)이 낮아진 것으로 유럽위기 확산으로 슈퍼리치들이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자산의 국내와 해외투자 비중(무응답 5명 제외)은 각각 81.3%와 18.7%로 국내투자가 절대적으로 높았다. 안전자산을 늘린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보다는 국내투자로 금융자산을 관리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펀드는 주로 국내외 주식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리치의 펀드유형별 평균 투자비중은 주식형이 평균 45.5%(무응답 24명 제외) 가장 높았고 채권형 16.6%, 혼합형 11.7%, MMF(머니마켓펀드) 12.8% 순이었다. 펀드의 국내와 해외투자 비중 역시 각각 77.0%, 23.0%로 국내투자가 압도적이었다.

곽상준 팀장은 "슈퍼리치의 해외투자 비중은 2008년 초반 가장 높았지만 미국 금융위기로 발목이 잡힌 이후 계속 축소되고 있다"며 "최근에도 유럽위기 등으로 선진국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도 신규투자보다는 오히려 기존 투자분을 회수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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