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안갯속 증시.."주식 사야돼 팔아야 돼"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2012.05.2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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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바닥 시각 엇갈리지만 적어도 팔 때는 아냐"

전날 국내 증시는 급락 뒤 하루 만에 소폭 반등했다. 추세 반등이라기보다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시각이 주류다. 외인들의 이탈은 14일째 이어졌다.

추가 하락도, 상승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속 장세 탓에 투자자들의 근심도 깊어진다. 증시가 경제요소가 아닌 정치이슈라는 외생변수에 지배당해서다. 실물 경제는 정치 리스크에 요동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현 증시가 바닥이냐 아니냐를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바닥이냐 VS 추가 하락이냐=전문가들은 현 국내 증시 폭락의 원인은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이 제공했지만 낙폭은 연기금의 공백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연기금의 공백으로 국내 증시는 유럽 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는 지적이다.



연기금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9배 이하에서 비교적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 주, 코스피의 PER은 주 초반 8배 중후반에서 주말 7배 후반까지 하락했지만 연기금은 과거 급락장의 평균 순매수 규모(약 700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1500억원 수준의 매수세를 보였다.

결국, 외국인의 공백 속 연기금의 매수세 부족이 급락을 초래했기에 연기금 수급이 메워질 경우 시장의 안전판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수급공백은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연기금의 자금 특성상 월별 순유입이 향후 몇 년간은 지속돼 수급 개선의 선봉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연기금의 매수세가 본격화된다면 조정의 마무리를 결정짓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맞선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 수준이 바닥이 아니라 지난해 미국 신용등급 강등 당시와 같은 급락 패턴을 답습해 추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BUY' OR 'SELL'=시장 바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이처럼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의 근심도 깊어진다. 팔아야 할 때인지 사야 할 때인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이 적어도 추격 매도에 나설 때는 아니라는 데 무게를 싣는다.

정승재 연구원은 "그리스 정부 구성은 내달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고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트로이카에 제시해야 하는 긴축안 마련도 6월 말이나 돼야 가능하다"며 "때문에 지수가 가파르게 반등할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코스피가 PBR 1배를 이탈하는 흐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추격 매도는 자제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곽현수 연구원은 "건물로 치면 지금 코스피는 지하 20층(미국에서 지어지는 지하 23층 건물에 빗댈 시)에 위치해 있다고 판단되며 더 내려갈 곳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현재 PER 7.9배, PBR 1.1배 수준의 코스피는 펀더멘털만 따진다면 역사상 몇 번 없는 저가 영역에 위치해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그리스의 미래를 둘러싼 혼란이 금융시장을 코너에 몰고 있는 상황으로 극단적인 선택의 불안감이 엄습할 시기"라며 "주요 지지선이 붕괴된 만큼 다음 하락지수 목표를 의식하기 쉽지만 이미 시장의 적정 가치를 크게 밑돈다는 점에서 지금은 투자의 기회"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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