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할 때 더 잘 들리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호가 잘 잡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DMB처럼 안테나를 세울 수는 없다. 현재 스마트폰을 비롯해 휴대폰 안테나는 내부에 있어서다. 내장 안테나, '인테라'라 불린다.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휴대폰 안테나는 DMB 안테나처럼 외부에 있었다. DMB 안테나처럼 세우면 통화도 더 잘 됐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내부에 안테나를 둬도 신호를 받는데 무리가 없어졌다. 여기에는 신호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안테나 설계기술과 작은 신호도 감지할 수 있는 RF통신칩 성능 개선이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손으로 잡았을 때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데스그립'으로 곤욕을 치뤘다. 특히 잡스는 수신감도가 떨어진다는 메일에 "그런 식으로 잡지 말아라"라고 답해 논란을 키웠는데 잡스가 그렇게 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안테나 설계가 복잡해서다.
보통 휴대폰은 5~6개 대역의 주파수를 모두 받아야 한다. 예컨대 SK텔레콤 LTE폰은 LTE 주파수 800MHz(메가헤르츠)와 3G 주파수 2.1GHz(기가헤르츠) 신호를 받아야 한다. 해외 로밍을 위해 해외 이동통신사가 주로 쓰는 900MHz, 1.8GHz, 1.9GHz 등을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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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상으로 5개 대역의 주파수를 받기 위해서는 5개의 안테나가 필요하지만 작은 휴대폰 안에 여러 개의 안테나를 넣을 수 없기 때문에 RF커플링을 이용한다. RF커플링이란 주파수 사이 간섭을 이용해 짧은 안테나로 저대역 주파수를 받는 방식이다.
예컨대 800MHz 주파수를 받기 위해서는 파장의 4분의 1인 9.365㎝(센티미터)의 안테나가 필요하지만 1.8GHz 주파수를 지원하는 4.167㎝ 안테나와 2.1GHz 주파수를 지원하는 3.571㎝를 이용해 1.8GHz과 1.9GHz 주파수는 물론 800MHz 주파수까지 받는 방식이다. 물론 실제 휴대폰에 적용되는 안테나 설계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RF커플링을 이용하면 안테나 길이를 줄이고 적은 수의 안테나로 여러 주파수 대역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존과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받기 위해서는 전체 안테나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최근 스마트폰에는 안테나가 더 늘어나면서 설계가 더욱 복잡해졌다. 특히 LTE는 다중안테나기술(MIMO)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메인 안테나와 보조 안테나가 필요하다. MIMO는 2개 이상의 안테나로 동시에 여러 정보를 받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많은 정보를 받을 수 있다. LTE가 빠른 것도 MIMO 기술 덕분이다. 이밖에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GPS(위성항법장치)에도 안테나가 사용된다.
그렇다면 왜 DMB 안테나만 외부에 나와 있을까. DMB는 통신 주파수보다 낮은 대역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내부에 구현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스마트폰에서 CPU(중앙처리장치)와 메모리, 화면표시 등은 모두 클럭으로 움직이면서 낮은 대역의 주파수를 발생시키는데 이 주파수가 DMB와 섞여 DMB 신호를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된다.
<도움말 : 팬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