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버크셔가 인수한 오마하의 지방 신문, '오마하 월드-헤럴드'는 올해 버크셔 주총에 3만5000여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오마하 전체 인구가 40만명 조금 넘는 수준이니 버크셔 주총을 전후한 3~4일간 한꺼번에 인구의 7% 남짓 되는 관광객이 몰려드는 셈이다.
↑ 오마하 다운타운 북쪽 상업지역. 가장 오른쪽 건물이 버크셔 주총이 열리는 센추리링크 센터
이 결과 고령화를 겪으며 방치돼있던 황량한 산업도시는 비즈니스와 예술, 엔터테인먼트, 쇼핑이 어우러진 세련된 현대도시로 재탄생했다. 센추리링크 센터 맞은편에 있던 힐튼 오마하 호텔은 확장하며 리모델링했고 몇 블록 떨어진 곳에는 홀리데이 인과 홈우드 수트 등 새 호텔들이 들어섰다. 다운타운내 매트리스 공장은 예술가들의 작업 및 전시공간인 핫 샵스 아트센터로 변신했다. 현대식 주거 빌딩이 지어졌고 야구장이 새로 건설됐다.
↑ 센추리링크 센터 내 버크셔 주주총회 모습
이 시각 인기 뉴스
버크셔 자회사들도 주총은 판매를 늘리고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절호의 찬스다. 버크셔 주총이 열리는 동안 센추리링크 센터 1층에는 버크셔 자회사들이 부스를 설치해 각종 제품을 판매한다. 버핏은 버크셔 투자회사들의 장터라 할 수 있는 이곳을 직접 방문해 스스로 마케터로 나선다.
버크셔가 2000년에 인수한 부츠회사 저스틴 브랜즈의 랜디 왓슨 최고경영자(CEO)는 "버핏은 위대한 투자자이지만 동시에 탁월한 마케터"라며 "그는 어떻게 제품을 판촉하고 이미지를 높이고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스틴 브랜즈는 지난해 버크셔 주총 때 설치한 매장에서 하루에 6만5000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50%가량 더 늘었다. 버핏이 주총이 시작되기 전 저스틴 브랜즈 부스를 방문해 미녀들과 포즈를 취하며 홍보한 덕분이다.
↑ 주총이 열리는 센추리링크 센터 1층에 마련된 버크셔 자회사들의 판매매장
주총 하루 전날과 주총 다음 날은 오마하에 본사를 둔 보석회사로 역시 버크셔 자회사인 보셰임스가 주주들에게 간단한 뷔페식 간식과 칵페일을 제공하며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였다.
버핏은 투자자인 동시에 오마하를 세계에 알린 도시 홍보가이자 자신의 회사를 띄우는데 뛰어난 마케터이다. 그럴 수 있었던 비결은 그의 탁월한 투자 성과가 밑바탕이 됐지만 5시간을 꼬박 앉아 50개가 넘는 수많은 다양한 질문에 유머와 통찰력을 버무려 대답해주는 버핏의 주주만족 정신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 버크셔 자회사 판매매장을 찾은 버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