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소 2년 파행 ‘심각한 위기’ 온다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2.04.28 10:15
글자크기

[장윤호의 체인지업]

게임 기업 엔트리브 소프트 김준영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의 교훈을 다시 머리에 새기게 됐다. 2005년 세상을 떠난 그는 ‘갑자기 회사가 성장했을 때 그게 바로 위기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김준영 대표는 그 생각을 조금 더 일찍 했더라면 엔트리브가 더 잘 운영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엔트리브 소프트는 ‘프로야구 매니저’라는 게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프로야구 제 9구단으로 2013년 1군 리그 참가 절차를 밟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모기업인 NC 소프트에 인수됐다.



NC 다이노스는 2011년 6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2013년 1군 진입을 선언하고 이에 맞춰 신인 지명과 선수 구성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야구 가입금과 예치금 150억원을 완납하고 마산구장에 100억원을 투자해 리모델링을 마쳤다. 김경문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17명, 선수 63명으로 금년 퓨처스리그에 참가해 초반 뛰어난 전력을 선보이고 있다. 연고지인 창원시와의 협력 사항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700만 관중을 목표로 올시즌을 시작한 한국프로야구의 최대 현안은 제10구단이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가 성장했을 때 그게 바로 위기다’라는 지적이 바로 우리 프로야구에 적용되는 것 같아 관계자들의 걱정과 한숨 소리가 커져 만 가고 있다.



10구단 창단 추진 안은 아직도 KBO 이사회의 승인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10구단 유치를 원하는 도시들이 이미 나왔고,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창단 희망 기업이 있다고 하는데 정작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추진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다음 달인 5월 이사회에서 창단 추진이 결정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2014년 10구단의 1군 진입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시간 상 도저히 될 수 없다. 그렇다면 NC 다이노스의 가세로 2013년 9구단 체제가 되고 그 다음해인 2014년에도 역시 9구단으로 가게 된다. 최소한 2년 연속 프로야구가 홀수 팀으로 운영되는 ‘파행’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나마 5월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추진 승인이 나고 서둘러야 2015년에 10구단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2015년 10구단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82년 6개 구단으로 출범한 한국프로야구는 1986년 빙그레 1군 진입으로 7구단, 그리고 1991년 쌍방울 가세로 8개 구단 체제가 됐다. 1995년 540만 관중을 동원했던 프로야구는 2004년 233만 관중에 그쳐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2006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4강을 계기로 도약을 시작해 2008년부터 500만 관중을 회복하고 지난 해 사상 최다인 681만 관중을 기록하며 700만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런데 10구단이 창단돼 1군에 진입할 때까지 2013시즌부터 일정 기간 ‘홀수 구단’으로 파행적인 운영이 불가피해지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9구단 체제가 되면 전체 경기 수는 532게임에서 576경기로 44경기 증가하지만 구단별 경기 수는 현재 133경기에서 128게임으로 5경기가 줄어든다. 월요일을 제외하고도 구단별로 최소 12일의 휴식 일이 발생한다. 반면 프로야구 인기와 관중 수 증가, 중계권 수익의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도 크다.

프로리그는 구단주들이 돈을 더 벌 수 있는 방안으로 고안해 낸 제도이다. 그 본질이 흥행성에 있다. 따라서 프로리그가 홀수 구단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팀 수를 늘일 때 무조건 2개 구단을 동시에 만들었다. 한국프로야구도 9구단이 만들어진 만큼 10구단으로 빨리 가야 시장확대가 이뤄지고 현재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NC 다이노스의 예로 볼 때 창단 의향서 제출 후 2군 리그 참가까지 16개월이 걸렸다. 10구단 창단 추진이 5월에 시작돼도 10구단의 2군 리그 참가는 2014년에야 가능해진다.

위기와 기회에 대한 KBO와 프로 야구단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하다. 도약의 기회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현실에 안주할 것이냐의 갈림길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