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일을 스스로 꿈꿔..이젠 프랜차이즈 CEO로..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2.04.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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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국내 외식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돈까스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승승장구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생생돈까스’다. 최근에는 공익적인 가치를 내걸고 소상공인들의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 조리실습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나만의 일을 스스로 꿈꿔..이젠 프랜차이즈 CEO로..


서울 강남 역삼동 본사에서 변동섭(42세)를 만나 그동안의 과정을 들어봤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고교시절까지 순탄하게 보냈습니다. 인하대 공대를 졸업하고 나서는 한전에 입사해 원자력발전소 설계를 담당했다.

마이크로 프로젝트를 통해 디테일한 스케쥴을 작성하는 등 뼈대를 만드는 작업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나 스스로 만들고 할 수 있는 나만의 일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이것이 창업의 계기이다.
“좋은 직장이니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마음잡고 다녀라”는 주변의 충고가 많았지만, 나만의 것을 해보고 싶은 욕구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종적으로 외식업을 결정했을 때, 주변의 만류가 심했다. 외식업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경험도 미숙했기 때문. 그러나 주변에서도 인정하는 미식가였기에 스스로의 입맛과 경험을 믿어보기로 결심했다.

◇ 외식업의 결정하게 된 이유는 ?
외식업을 결심하고 나서는 포화상태에 있는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이사했다. 결혼한 상태였기 때문에 아내도 함께 이사하기로 결심했으며, 창업비용도 많지 않아 동업자도 함께 따라나섰다.


가족의 생계가 달린 상황에서 이미 전 재산은 사업에 투자된 상태였다.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시작했지만 성공에 대한 확신만은 누구보다도 컸습니다. 그렇게 부산 해운대구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 시작한 사업은 Bar 프랜차이즈였다. 사업 초반, 직영 1호점의 반응은 꽤 좋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주류사업의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체적으로 물류망을 갖고 있지 않고 중간 도소매업자로부터 모든 식자재를 공급받다보니 물류에서 발생하는 이윤이 거의 없었다. 그때 프랜차이즈는 물류 시스템사업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

50평대의 매장을 오픈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리스크는 상당했다. 결국 함께 투자한 지인과 협의한 후 1년만에 매장을 정리했다. 첫 사업이라서 그런지, 참패에 대한 쓴맛도 컸다.

빈털터리가 되어 서울로 돌아왔을 때는 IT 붐이 한창일 때였습니다. 가진 게 없는 상황에서 IT 사업은 매력적으로 비쳤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해서인지, IT를 통해 자금을 모으고 다시금 외식업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생겨났다.



◇ 사업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맞다. 한 번의 실패는 사업이라는 큰 틀을 더 넓게 보는 시야를 갖게 만들었다.

생각하면 바로 행동하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두 번째 사업 아이템은 IT로 결정했다. 온갖 대출을 이미 다 받고 더 이상의 창업비용을 충당하기 벅찬 상황에서, IT사업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더 이상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로 결심을 더했다.

두 번째 사업은 2000년대 초반에 인기가 많았던 VIDEO와 DVD를 이동형 차량으로 대여하는 방식이었다. 특징은 매장에서 대여하는 것이 아닌, 이동 차량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자가 VIDEO와 DVD 대여를 신청할 경우, 본사 서버에서 이동차량에 SMS를 보내 관리,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단순하게 보일지 몰라도 당시에는 획기적인 아이템이었다. 매장이 없어도 가능한 소자본 창업방식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뛰어난 IT기술도 VIDEO와 DVD 시장의 하락세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첫 번째 사업은 물류시스템 부재로 인해 실패했고, 두 번째 사업은 시장성 파악이 미숙해 실패하게 됐다.

◇ 돈까스를 아이템으로 선정하게 된 계기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금 외식업을 결심하고, 진실로 내가 하고자 하는 아이템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부터, 가장 자신 있게 맛을 감지할 수 있는 음식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템 선별을 시도했다.



이때 뇌리를 스치는 것이 돈까스였다. 치킨, 피자에 비해 대표적인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것도 자신감을 더했다. 아이템을 선정하고 나서는 전국의 돈까스 맛집을 찾아다녔다. 일본까지 다녀올 정도로 열성이었다.

이때 몇 가지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국의 95% 이상이 냉동돈까스를 취급한다는 점이고, 대부분의 소스와 드레싱이 공산품이라는 점. 돈까스를 튀기는 오일도 공산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국산 신선육으로 생고기 돈까스를 만들고, 오일, 소스, 드레싱 등을 자체 개발해 공급하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브랜드명도 ‘생생돈까스’로 정하게 됐다.



직접 구상한 표준에 맞춰 식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선별하기 위해 각 기업사와의 미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까다로운 표준 때문에 대기업들도 손사래를 쳤다. 마진이 남지 않아, 회사 자체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협력할 생각을 하지 않기도 했다.

특히 일정한 물량이 아니면, 생산 자체를 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 회사들도 상당했다. 이때, 인생을 걸고 배팅할 때가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50개 이상의 매장을 거느린 본사들이나 시도할 수 있는 물량을 창업 초기에 시작했다. 매장만 개설된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이후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하면서 창업문의가 이어졌고, 매장도 꾸준히 늘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산하는 물량을 모두 소화하지는 못했다. 소량을 사용하고, 대량을 폐기하는 일이 많아졌다.

눈물을 머금고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 버티고 버텼다. 매장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서 저가에 가맹점에 개설하는 것도 다반사였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생생돈까스는 점진적으로 성장했고, 이제는 120개 매장을 운영하는 안정적인 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전국 120여개 매장 중 부산 개금주례점의 경우 평일 매출 120만원대, 주말 150만원대를 기록할 정도의 공룡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가산디지털단지점의 매출이 높다. 매출이 높은 이유는 맛이 좋기 때문인데,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언제라도 본사에 내방해 무료시식을 권한다.

◇ 생생돈까스의 발전방향은 무엇인가?
현재의 생생돈까스 물류시스템이 IT사업을 하면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것들입니다. 이는 여타 프랜차이즈 본사들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신기술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이밖에 생생돈까스의 전체 매장은 70% 이상의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한 번 맛을 보면, 과반수 이상이 다시 주문을 한다는 것.



어려운 시절을 거치며 본사를 다져왔기에 예비창업자들의 입장 또한 절실히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그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있다.

돈까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창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그 형태도 다양화했다. 배달과 테이크아웃, 홀 판매를 모두 할 수 있는 복합형, 테이크아웃과 홀 판매를 강화한 매장형, 식사 후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미한 생생돈까스&cafe 등이다.

이중 생생돈까스&Cafe는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에 웰빙 컨셉을 더해 편안함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향후에는 생생돈까스의 브랜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봉사활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100% 실패하지 않는 창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창업지원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생돈까스 아카데미를 확장해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교재비와 재료비만을 받고 교육을 전개할 계획이다.

◇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사업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상호간의 신뢰를 쌓는 점. 가맹본사를 꾸려가기 위해서는 내부 직원들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고, 가맹점주와의 신뢰는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매일 회사에서 지내는 날이 많을 정도로 사업에 매진했다. 그 결과 가맹점주와 돈독한 사이를 만들 수 있었고, 기업다운 면모도 갖출 수 있게 됐다.

특별히 멘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생생돈까스 직원들도 한 가족이 되어 함께 밝은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이제 생생돈까스도 기업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기 때문에 공익적인 부분을 좀 더 강화해야 할 때가 왔다. 올해부터는 다양한 방법으로 가맹점 이익증대와 공익을 위한 방안을 구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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