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떼낸 하이마트, 매각 '올인'…갈길은 멀다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우경희 기자 2012.04.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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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거래정지만 풀리면 바로 매각 재개..1Q 실적 악화 등 경영 정상화 '난망'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선종구 하이마트 (9,630원 ▲130 +1.37%)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어나면서 하이마트 사태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하이마트의 거래 중지를 초래한 장본인인 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으로 'CEO 리스크'가 일정 정도 해소됐지만 하이마트가 살 길인 매각 성사까지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하이마트를 일군 창업주 선종구 회장의 퇴진에 따른 경영 공백, 하이마트 임직원들의 내분 등 경영 정상화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 상장사의 '목숨줄'을 쥔 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선종구 회장 퇴진, 하이마트 상폐 심사 속도 붙나=하이마트는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을 대표이사(영업부문 각자대표)에서 해임시키는 안건을 가결했다. '하이마트 신화'를 일군 창업주 선 회장은 횡령· 배임 비리로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며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날 이사회에 하이마트의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의 유경선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대신, '아이패드' 화상회의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선 회장 측과 마지막까지 갈등을 일으키며 이사회가 파행을 빚기도 했다.

막판까지 선종구 회장의 단독 퇴진이냐, 유경선 회장과의 동반 퇴진이냐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였던 양측이 이날 이사회까지 '잡음'을 일으키며 갈등의 골을 드러냈다.

선 회장의 단독 퇴진으로 한 고비 넘긴 하이마트 매각측은 거래소의 상장 실질 심사로 거래가 재개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이마트는 선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16일 거래가 중지됐다.


그간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 지정 검토 과정에서 거래소는 유진과 하이마트 측이 배석한 가운데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진척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이사회로 경영권 문제가 정리되면서 상장폐지 문제 해결에도 본격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유 회장 단독 대표로 경영권이 정리된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경영투명성 개선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이마트 이사회가 3일로 예정돼 있으니 그때까지 안을 완성해 제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내달 8일까지는 하이마트가 상장폐지 실질 심사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대상에서 제외되면 즉각 거래가 재개된다.

◇하이마트, 거래 정지에서만 벗어나면 즉각 매각작업 '재개'=이날 하이마트의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은 주식거래정지 해제 직후, 매각을 즉시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각주관사인 시티 글로벌 마켓증권과 긴밀히 협의해 매각작업을 즉시 재개, 빠른 시간 내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마트 매각 관계자는 "빨리 매각을 해서 새 주인 찾는 것이 급선무"라며 "불확실성이 있는 건 맞지만 펀더멘털이 좋은 회사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거래가 재개돼도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 선종구 회장의 검찰 조사로 경영 공백이 현실화되며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았기 때문.

홍성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현재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실질심사과정에 있어 투자판단이 무의미한 상황이지만 향후 거래재개 되더라도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실적 악화 부분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경영권 분쟁으로 하이마트 매각이 결정돼 올 초부터 작업이 진행돼왔지만 지난 2월 말 선 회장에서 대한 검찰 수사가 터지면서 매각 작업이 잠정 중단됐다. 인수 후보로는. 롯데쇼핑 (69,700원 ▼100 -0.14%), 신세계 (166,300원 ▼900 -0.54%), 홈플러스, GS리테일, MBK파트너스 등이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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