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6개월만에 첫 투자의견 강등 왜?

머니투데이 뉴욕=권성희 특파원 , 김지민 기자 2012.04.10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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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6개월만에 처음으로 투자의견을 강등당했다.

BTIG의 애널리스트인 월터 피에킥(Piecyk)은 9일(현지시간) 애플 아이폰에 대한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보조금 지급이 계속될지 의문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피에킥은 "우리는 후불 이동통신 사업자(휴대폰을 사용한 뒤 요금을 지불하도록 하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올해 휴대폰 업그레이드 속도를 늦추기 위한 계획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며 현재 분기에 이런 계획이 성공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이에 따라 애플은 선불 이동통신 사업자가 지배적인 신흥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신흥국에서는 휴대폰 보조금 지급이 드물어 아이폰 평균 판매가격은 신흥국에서 가계 월평균 소득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600달러"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당초 아이폰에 관대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면 고객들의 휴대폰 사용이 늘어나 휴대폰 요금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보조금 지급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상황은 기대와 달리 전개됐고 특히 애플의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AT&T에서 휴대폰 사용은 그리 늘지 않았다.



애플 주가는 올들어 55% 급등하고 지난 12개월간 87% 올랐지만 AT&T 주가는 올들어 2% 오르는데 그쳤고 지난 1년간 주가 수익률이 가장 부진한 주식 중의 하나로 남아 있다.

AT&T와 버라이존, 스프린트,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아메리카 모빌, 텔레포니카 등의 이동통신 사업자는 보조금을 받아 저렴한 가격에 아이폰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아이폰을 업그레이드하라는 제안을 덜하게 될 것으로 피에킥은 예상했다.

애플이 또 선불 이동통신이 지배적인 신흥국 시장에서는 이동통신 사업자의 보조금 제안을 받지 못할 것으로 피에킥은 전망했다.


피에킥은 이러한 이동통신 업계의 추세에 따라 애플의 매출액이 회계연도 3분기에 현재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컨센서스 대비 최대 10억달러까지 미달할 수 있다고 봤다.

BTIG 이전에 마지막으로 애플의 투자의견을 낮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0월 BGC 파트너스의 콜린 길리스였다. 하지만 BGC의 투자의견 하향 이후 애플의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세를 보이고 뉴 아이패드가 나온데다 애플이 배당금 지급을 결정하면서 애플 주가는 60% 급등했다.

현재 45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애플에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5명만이 "중립"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애플 "매도" 의견은 단 한 명뿐이다. 애플은 미국 헤지펀드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다.

피에킥은 애플 주가에 대한 조정의 빌미는 혁신적인 새로운 제품이 올해 등장하지 않는 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애플 아이TV 플랫패널이 올해 출시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이번 분기 애플의 실적 강세와 최근의 주가 급등세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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