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독일 中企 400만개, 정치가 키웠다"

머니투데이 프랑크푸르트(독일)=정진우 기자 2012.04.1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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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극과 극' 그리스·독일을 가다⑥-2]獨 경제기술부 암가르트 뷔플러 과장 인터뷰

독일엔 종업원 수 500명, 매출 5000만 유로 미만의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를 넘는다. 그만큼 탄탄한 중소기업이 많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1~3위를 점유하고 매출액이 40억 달러 이하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른바 '히든챔피언' 기업이 1200개에 달한다. 독일 경제가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잘 나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독일 정부가 지속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육성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과연 그럴까. 독일 연방경제기술부(한국의 지식경제부)에서 중소기업정책을 담당하는 암가르트 뷔플러(Dr. Armgard Wippler) 과장을 만나 독일의 기업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 암가르트 뷔플러 독일 연방경제기술부 중소기업정책과장<br>
↑ 암가르트 뷔플러 독일 연방경제기술부 중소기업정책과장


- 유로 존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독일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 독일 경제의 호황은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에서 일관되게 추진한 구조 개혁과 재정건전화 조치 덕분이다. 지난해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3%로 유럽연합(EU) 평균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독일 기업들의 높은 경쟁력이다. 예를 들면, 독일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자기자본비율을 증가시켰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기업들이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에 독일 경제 전체가 좋다고 본다.



- 전문가들은 독일 경제가 잘 나가는 이유로 견실한 중소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일자리의 많은 부분을 제공하고 있다. 또 젊은이들의 직업 훈련에도 특히 많이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독일에선 중소기업을 독일 경제의 중추(backbone)라고 한다.

- 그렇다면 독일에 경쟁력이 강한 중소기업들이 많은 이유는?


▶ 정부와 정치권이 수출 지향적인 기업 육성책을 모든 산업분야에 적용했다. 이들 기업은 소비자에게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면서 시장을 개척했다. 또 거래 후에도 좋은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지속 성장이 가능해졌다. 또 중요한 것은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전통적으로 가족이 운영하는 가족기업(Familienunternehmen)이라는 것이다. 기회와 위험을 매우 신중히 검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랜 세월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강하다.

- 탄탄한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 독일 정부와 정치권이 뭘 했는가?

▶ 독일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의 핵심 과제는 중소기업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경영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여기서 정부와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하다. 예를 들면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에너지와 원자재의 수급안정을 확실히 보장해주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의 혁신 역량을 높여줬다. 아울러 정부가 기업의 상품 혁신과 생산 공정 혁신에 가장 어려운 점인 자금난을 해소해주기 위해 기술이나 업종과 상관없이 시장에서 판매 가능한 상품의 생산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밖에 연구개발 프로젝트엔 부분적으로 국가 보조금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하이테크창립펀드'라는 정책을 통해 창의적인 창업기업에게 초기 위험 자본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창업활동 지원, 자금 확보,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을 실질적으로 돕고 있다.

- 앞으로 독일 경제에 대한 전망을 한다면?

▶ 독일 정부는 현재 글로벌 경제에 불안정한 요소가 많음에도, 계속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까운 미래를 전망한다면 올해와 내년에도 완만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독일을 둘러싼 각종 경제 지표들은 독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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