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텃밭 vs 진보 성지…마지막까지 예측불허

머니투데이 울산=김상희 기자 2012.04.0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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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를 가다]울산 북구, 박대동 vs 김창현

'투표함을 열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 이 말은 모든 선거와 투표에 공통된 말이다. 접전을 벌이는 곳이든, 일방적으로 우세하거나 열세한 지역이든 결과는 개표를 해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섣부른 예측이나 예단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울산 북구다. 울산 북구는 새누리당 박대동 후보와 야권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김창현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박 후보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에 합격해 관세청과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를 거쳐 예금보험공사 사장까지 역임한 경제전문가다. 이에 맞서는 김 후보도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경남도의원과 울산시의원, 울산동구청장 등을 거쳐 울산에서의 정치적 기반이 탄탄하다. 김 후보는 현역 의원인 조승수 의원이 지역구를 변경하면서 북구 공천을 받아 나오게 됐다.

◇ 새누리당 텃밭 '울산', 진보 성지 '북구' = 울산북구의 선거 결과를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이유는 새누리당 텃밭인 '울산'과 진보성지 '북구'가 합쳐진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대동 후보가 호계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새누리당 박대동 후보가 호계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울산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이 강세인 지역이다. 따라서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북구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지역구를 모두 당시 한나라당이 차지했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여론 조사 결과 다른 지역구는 새누리당이 우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북구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위치해 있어 진보정당의 지지율도 만만치 않다. 북구는 이번 선거도 박 후보와 김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 주민들도 예측 불가= 이러한 북구의 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바로 북구 주민이다. 따라서 북구 주민들조차도 누가 될지 모른다는 의견이 많다.

호계시장에서 만난 상인은 "주변에서 하는 얘기들도 정말 반반이다"며 "이번에는 확실히 두 후보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인근의 한 주민은 "이 곳은 여기서 오래 살고 계시던 어르신들도 많고,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젊은 사람들도 많다"며 "그로 인해 표심이 나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진보당 김창현 후보가 현대자동차 구정문 앞에서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통합진보당 김창현 후보가 현대자동차 구정문 앞에서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반면 조심스럽게 각 후보의 우세를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었다. 울산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이번에는 박대동이 될 것"이라며 "울산은 박근혜의 인기와 지지층이 두터운데 이번에 박근혜가 왔다가지 않았냐"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직원들은 진보정당을 찍겠지만 다른 주민들은 안 그렇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호계시장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은 "새누리당이 강세인 지역이라고 하지만 나이 드신 어르신들 이야기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 후보들은 공약으로 접근 = 유권자들은 사는 지역과 하는 일, 연령대에 따라 정당을 보고 지지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오히려 후보들은 지역현안에 대한 공약을 강조하며 표심을 유도하고 있다.

각 당 지지층들의 지지이유가 분명하게 보이는 만큼, 상대방 지지층을 흡수하고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새누리 텃밭 vs 진보 성지…마지막까지 예측불허
박 후보는 도시 인프라 구축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가장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는 "울산 지자체 6개 구군 중 북구는 상대적으로 가장 낙후돼있다"며 "주민들을 만나면 발전 시켜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이 많은데 새누리당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서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 강조로 기존 지지기반인 노동자들의 표를 지킴과 동시에, 지역 현안 해결 공약으로 부동층의 표심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오토밸리 2공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고, 북구철길을 조기 이설 하겠다"며 "노동자들의 결집력을 표 결집력으로 이어지게 접근함과 동시에 부동층 공약에 있어서는 지역 민원 해결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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