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못잖은 복지에 분위기 더좋은 '이 기업'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2.04.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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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힘! 중견·중소기업]세계 광픽업 1위 아이엠…신규 사업 본격 '시동'

전자 중견·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경기도 화성에서 삼성전자 못지않은 직원 복리후생 제도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DVD플레이어와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핵심부품 광픽업 모듈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1위를 지키고 있는 아이엠 (7,000원 ▼440 -5.91%). 2일 경기도 화성 본사를 방문,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해 봤다.



◇직원 교육에 몰두…삼성 못지않은 복지제도=

아이엠은 직원들이 각자 외부에서 받는 언어 및 전문 교육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학원을 비롯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에 다니는 직원에겐 해당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최근에는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1년에 4명을 선발해 석사 2년, 박사 3년 동안 비용을 지원한다.



손을재 아이엠 대표손을재 아이엠 대표


손을재 대표는 "직원들에게 가장 미안한 게 대기업만큼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그래서 전경련이나 중소기업중앙회 등 외부 기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각 개인 직원에게 적합하다 싶은 교육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어야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손 대표의 생각이다.

아이엠은 지난 2006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그러다 보니 직원 복리후생 제도도 삼성과 상당부분 닮아 있다.

자녀 학자금의 경우 고등학교는 실비 전액 지원, 대학교나 유학의 경우 한 자녀 당 1년에 1000만원 한도 안에서 85%까지 지원한다. 실제 아이엠 모 직원의 경우 자녀 2명을 해외에 유학 보냈는데 1년에 약 1700만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의료비도 거의 100% 지원한다. 본인과 배우자까지 병원에서 받는 진료 및 치료 비, 약 값까지 지원한다. 해외 주재원의 경우 같은 지역에 있는 다른 회사 직원들이 부러워 할 정도라는 후문이다.

◇삼성보다 나은 가족 같은 조직문화=

아이엠의 가장 큰 장점은 중소기업이 가질 수 있는 자유로운 조직문화다. 손 대표는 100여 명 직원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고 한 달에 한 번 직원 모두가 다 같이 맥주를 마시는 '호프데이'를 연다. 진급자를 축하하기 위한 회식에는 대표를 포함한 대부분 임직원이 참석해 정을 나눈다.

아이엠 회사 로고아이엠 회사 로고
직원들 생일에는 집으로 케이크와 와인을 보내고 미혼자의 경우 회사 1층에 있는 식당에서 파티를 하며 서로 축하하고 격려한다. 뿐만 아니라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직원 모두가 산을 오른다.

아이엠의 가족 같은 문화는 '젊은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지속적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이들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가족 같은 문화가 완성되는 셈이다.

아이엠은 지난 2010년 14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직원 수가 101명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원이다. 이들은 5박6일간 중국 동관과 산탄에 있는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다. 올해에도 8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3000만원 수준이다.

손 대표는 "조직은 아래가 튼튼해야 오래 간다"며 "앞으로 매년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중국과 필리핀 공장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광픽업 1위는 기본! 신규사업 '속속' 추진=

아이엠은 광픽업 분야에서 세계 1위에 머물지 않고 신규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손 대표와 임직원이 참여하는 신규사업 관련 회의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손 대표는 "올해는 그동안 힘써왔던 신규 사업을 정리정돈 하는 해"라며 "광픽업에만 안주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추진해온 헬스케어나 피코프로젝터, 카메라 모듈 등 사업에선 올해부터 조금씩 성과가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엠헬스케어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나노와이어 바이오센서'를 상용화했다.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웨이퍼와 센서 등을 활용한 이 제품은 사람의 혈액으로 어떤 병에 걸렸는지 파악할 수 있는 의료 진단 기기용 부품이다. 또 골다공증 진단기, 체지방 분석기 등의 임상실험을 진행하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아이엠 본사에 있는 카메라 모듈 부품 파일럿 라인경기도 화성시 아이엠 본사에 있는 카메라 모듈 부품 파일럿 라인
손바닥만한 크기 피코프로젝터도 아이엠이 손꼽는 신규 사업 중 하나다. 그동안 적당한 애플리케이션이 없어 공급처를 찾지 못한 피코프로젝터 사업은 한 달에 약 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이익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교육용 로봇 등에 피코프로젝터를 공급하기 시작하며 월 매출액이 7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최근 미국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월 13억원 정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3월부터 필리핀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 부품 역시 앞으로 아이엠이 주력 사업으로 생각하는 제품이다. 아이엠은 연말까지 카메라 모듈 부품 생산능력(캐파)을 월 450만 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제품으로만 올해 약 7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엠은 지난해 약 3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필리핀 공장 및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등으로 이익 규모가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전년 125억원보다 약 53% 감소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는 필리핀 공장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때문에 직전해보다 이익 규모가 좀 줄었다"며 "올해는 필리핀 공장 가동, 신규 사업 확대 등으로 매출 규모를 약 20% 키우고 이익도 많이 내는 회사가 되도록 모든 직원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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