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딸 윤세인 동반 김부겸 "대구사람들이…"

머니투데이 대구=김세관 기자, 유현욱 기자 2012.03.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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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를 가다]새누리당 이한구 vs 민주통합당 김부겸…대구의 강남 선택은

대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새누리당의 텃밭이다. 어떤 후보가 나오든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깃발만 들면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특히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은 대구 정치·경제·행정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지역이자 자존심으로 꼽힌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이한구 후보가 76.94%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진보신당 이연재 후보(18.67%)를 이겼다. 민주당은 아예 후보를 내지도 못했다.
탤런트 딸 윤세인 동반 김부겸 "대구사람들이…"


탤런트 딸 윤세인 동반 김부겸 "대구사람들이…"
탄핵역풍이 불었던 17대 총선이 그나마 진보·민주 진영이 당선 깃발을 꽂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표심 분산으로 뜻을 이루진 못했다. 당시 민주당 조순형 후보(12.12%)가 대구 출마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고 열린우리당 김태일 후보(22.23%)가 선전했지만 끝내 한나라당 이한구 후보(32.06%)에게 고배를 마셨다.



김부겸 민주통합당 대구 수성갑 후보김부겸 민주통합당 대구 수성갑 후보
그런 수성갑에 민주통합당은 19대 총선에서 최고위원이자 경기 군포에서 3선을 지낸 김부겸 후보를 일찌감치 도전자로 내정했다. 김 후보가 대한민국 정치의 지역주의 타파를 극복하겠다며 고향에서 민주당의 깃발을 꽂기 위한 도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수성갑에서만 2선을 포함해 총 3선의 현역 이한구 후보를 공천했다. 경제통이자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의 측근이기도 한 이 후보가 수성갑 '수성(守成)'의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후보이한구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후보
수성갑은 범어1~4동, 만촌1~3동, 황금1~2동, 고산1~3동 등 총 1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주민들의 소득수준과 학력이 높다. 그래서 교육열이 세고 지역경제, 특히 양질의 일자리 확대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대구의 강남으로 불린다.

여기에 대구 수성갑이 서울 강남과 비슷한 또 한 가지는 '강남 좌파'로 불리는 진보 지지층처럼 이곳에도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지식인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9일 지하철 신매역 앞에서 만난 이 후보는 "수성갑이 전체적으로 보수적이지만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지식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며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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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에서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최대20%포인트에서 최소12%포인트로 나타났다. 24일 서울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46.5%대 32.7%로, 26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46.5%대 24%로 이 후보가 앞섰다.


하지만 지난 2월 초 중앙일보가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 지지율이 15.9%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끌어올린 것이다. 더불어 대구의 다른 어느 지역 야당 후보와 비교해도 김 후보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거품'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 후보는 금방 꺼질 것이다. 철새 이미지가 있어서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초·중·고교만 이곳에서 다녔을 뿐 이 쪽(대구 수성갑)에 대한 검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년 간 마련한 경제발전 인프라의 완성을 자신의 손으로 완성하겠다는 공약으로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이제 꽃피우고 열매 맺을 일만 남았다"며 "그 동안 경제 발전을 위한 기초를 다져놨다. 의료산업, 소프트웨어, 디자인, 연구개발 시설 유치 등이 완성단계이기 때문에 기업만 유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 주민들은 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국제교육특구를 조성하고 인성, 창의성, 실효성 교육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지지층도 확고하고 두터워 보였다. 특히 새누리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주민들이 그를 많이 지지했다.

범어동에 거주하는 간호사 정선영(52) 씨는 "개인보다는 당을 보고 투표하기 때문에 김부겸 후보가 사람은 좋아 보이지만 밀어주고 싶지는 않다"며 "더군다나 이한구 후보가 인물면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지역에서도 탄탄하고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황금동에 거주하는 김윤호(76) 씨도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집안이다.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선호가 확고해 김부겸 후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이한구가 한 일 마무리 시켜줘야 하지 않겠나. 공약 지킬 시간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서 요지부동인 새누리당 지지층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변화를 갈구하는 20~30대 젊은이들과 진보적인 수성갑의 지식인들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역전을 향해 달리고 있다.

김 후보는 "처음에는 주민들이 누구냐고 하면서 눈초리도 줬지만 지금은 많이 알아봐 준다. 상황이 좋아졌다"며 "지난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성갑의 투표율이 40%대 후반이었다. 현 정권과 새누리당에 피로를 느끼는 20~30대 젊은층과 진보성향의 지식인들이 이번 투표에 대거 참석해 55%의 투표율만 나온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구경제 침체 해결책과 사교육비를 줄이는 정책을 결합해 수성갑 유권자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후보의 선거캠프 관계자는 "야권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해 진보신당의 이연재 후보도 기호 6번으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이 변수"라고 말했다. 이연재 후보는 18대 선거에서 18%가 넘는 지지율을 얻었다. 그는 "진보당 지지층의 표가 분산될 수 있어 계속 단일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 지지층으로 볼 수 있는 수성갑 진보지지자들도 이점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모습이다. 대구카톨릭대학교에 다니는 정재훈(24) 씨는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이 크다. 대구를 그저 표밭으로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김부겸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 잘은 알지 못하지만 진보정당을 찍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범어동에 사는 김미경(49) 씨는 "민주노동당이 처음에 생겼을 때부터 지지했고 구심체가 없어서 열린우리당에 투표를 했었다"며 "수성갑에서 야권 단일 후보가 나온다면 그 쪽을 찍을 것이다. 김부겸 후보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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