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선택 1순위는? '브랜드보다 분양가'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2012.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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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브랜드 파워 약세현상..미분양일수록 '가격경쟁력'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 아파트를 분양하는 이모씨는 요즘 '래미안 김포 한강신도시2차'가 고마울 따름이다. 대형건설사가 분양하는 덕에 김포 한강신도시가 재조명받는 상황에서 지난해 4월 첫 분양에 나선 '반도유보라2차'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져서다.

이 아파트는 이미 99% 계약이 끝나 모델하우스까지 폐관했다. 하지만 "남은 물량을 소개해달라"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그는 "브랜드파워 면에서 '래미안'이 훨씬 앞서지만 분양가가 3.3㎡당 53만원씩, 총 4000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점이 입소문나면서 수요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꺾인 '집값 상승' 기대감…신규아파트 고르는 1순위 '분양가'
주택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분양가가 아파트를 고르는 첫번째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수요자들이 가장 눈여겨본 항목은 '브랜드'였다. 이전 집값 상승기에는 비슷한 상품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시세차익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아파트 선택 1순위는? '브랜드보다 분양가'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이런 경향이 바뀌고 있다.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굳이 투자금 부담이 큰 메이저 브랜드만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김포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 경쟁률은 1.08대1로, 최근 실시한 청약에서 0.76대1을 기록하는데 그친 '래미안 한강신도시2차'보다 높았다. 두 아파트의 분양시점 차이는 11개월이지만 '반도유보라2차'의 경우 분양 당시 대우건설, 한라건설 등과 함께 동시분양으로 3156가구의 물량이 공급됐음을 감안하면 최근보다 분양상황이 더욱 열악했다.

 브랜드보다 분양가를 우선시하는 분위기는 미분양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미분양물량이 많은 곳에선 투자목적보다 거주용 주택을 찾는 수요자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www.DrApt.com)가 미분양 상담자 316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집을 구매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로 '분양가'를 꼽은 응답자가 31%(98명)이었다. 소형(21.8%)과 각종 혜택(18.0%)이 뒤를 이었고 브랜드를 포괄하는 개념인 '단지 경쟁력'은 10.8%에 불과했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조사 결과 수요자들은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이제 건설사들도 이 점에 착안해 마케팅을 펼쳐야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침체기에 가격민감도 커진다…"경기 회복 전까지 브랜드파워 약세 지속"
전문가들은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되기 전까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부동산시장이 약세일수록 가격과 평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는 커지기 마련"이라며 "여기에 대형 브랜드라고 해서 하자 보수나 평면에서 월등한 수준은 아니라는 경험칙도 한몫해 부동산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불확실한 부동산 경기에 대처하기 위해 수요자들이 저렴한 분양가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며 "싸게 매입해야 경기가 더 나빠졌을 때 낙폭도 작고 반대로 오를 때 상승폭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랜드파워는 서울 강남권 등 제한된 시장에서만 영향력을 발휘할 뿐 대다수 지역에서 (브랜드파워) 약세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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